검찰이 자신하던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녹취‥재판부 반박

◀ 앵커 ▶

검찰이 유죄를 자신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재명 대표의 통화 녹음 파일이었습니다.

검찰은 이 통화에서 이 대표가 상대에게 자신의 주장을 주입하며 위증을 요구했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통화에서 상대에게 "얘기를 해주면 좋지만 안 본 것을 얘기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죠.

결국 재판부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검찰이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제시했던 녹취입니다.

[이재명/당시 경기도지사 - 김진성/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2018년 12월 24일)]
"어쨌든 핵심은 김 비서관이 좀 도와줬으면 하는 거는 KBS하고 시장님 측이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제일 좋죠. (중략) <애매한 게 그때는 이제 제가 밖에 먼저 나와서 (중략)>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김진성 씨가 성남시를 나와서 당시 상황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도 이 대표가 자신의 주장을 주입하며 위증을 요구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1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각 통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언 요청의 방식은 증인이 기억하거나 알고 있는 바에 대해 확인하는 방식의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필요한 증언을 언급했다고 해서 위증을 요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또 "김 씨가 모른다고 하거나 부인하는 내용은 배제한 채 김 씨가 기억하거나 동조하는 사항, 적어도 명백히 부정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만 증언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안 본 것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이 대표 발언이 둘 사이 대화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본 겁니다.

[이재명/당시 경기도지사 - 김진성/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2018년 12월 22일)]
"예를 들면 사건 그날 통화할 때에 예를 들면 우리 김 비서관이 안 본 거 뭐 그런 얘기 할 필요는 없는 거고 그쪽 시장님 쪽 이게 어떤 입장이었는지 그런 거나 좀 상기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검찰 내부에서는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당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소명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말만 믿고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반성도 나옵니다.

유죄는 이미 확정이라고 보고 양형을 높이는 데만 골몰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위증교사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무죄였습니다.

1심 재판부가 김 씨의 위증 사실을 인정한 만큼 검찰은 항소심에서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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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이화영 이준희 기자(letsw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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