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19년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이주
집권 1기때도 마러라고에서 많은 시간 보내
이번 대선 승리후 마러라고에 '베이스캠프'
마러라고 주변 호텔 레스토랑 '때아닌 특수'
집권 2기 주요 요직에 플로리다 출신 발탁
당선인 자녀들도 모두 플로리다로 이주해
며느리 라라 트럼프 플로리다 상원에 도전
큰 딸 이방카, 2026년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학생 막내 배런, 마가 지지자에 큰 인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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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토박이'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로 이사한 것은 지난 2019년 7월이었다.
여느 억만장자처럼 살인적인 뉴욕주와 뉴욕시 세금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5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플로리다는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제2의 고향'을 이미 뛰어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에도 많은 시간을 플로리다에서 보내 마러라고가 '겨울 백악관'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는 재임 시절 이곳으로 외국의 국가 원수들을 초대했고, 퇴임 후에는 선거 운동과 모금 활동의 장소로 활용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 이후 마러라고에 정권인수팀이 꾸러졌고, 그 안에서 내각과 요직으로 갈 후보자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통상적으로 미 연방정부는 대통령 당선인의 원활한 정권 인수 작업을 돕기 위해 워싱턴 DC에 임시 사무실 공간은 물론 필요한 정보·자금 등을 제공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첫 임기 시작 때는 이를 위해 연방총무청(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과 양해각서를 맺었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시말해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정부로부터 최대 720만 달러(약 101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고사하고 있고, 현재로선 이를 거부한 최초의 대통령 당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지원금이 아닌 개인 후원금만으로도 정권인수팀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트럼프 당선인은 마러라고를 미국의 새로운 정치적 중심으로 만들 준비를 마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 전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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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러라고 인근 호텔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까지 에약이 꽉 찬 상태다.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도 정신은 온통 마러라고를 향하고 있다.
외국 고위 인사, 정치인, 연방 공무원, 경제계 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호텔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트럼프 당선인측의 호출을 기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마러라고 인근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거물급 손님이 몰리다보니 웨이터보다 경호 요원이 더 눈에 많이 보인다는 우스갯소리를 나올 정도가 됐다고 한다.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단순히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 출신들을 주요 요직에 발탁하면서 플로리다에 자신의 영향력을 배가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국무 장관에 플로리다가 지역구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법무 장관에는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 장관이 지명됐다.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낙마한 맷 게이츠 법무장관 내정자 역시 플로리다 출신이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와 트럼프 2기 '1호 인사'였던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플로리다가 정치적 고향이다. 여기다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도 '플로리다'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 문고리 권력의 핵심인 비서실장과 미국의 외교안보 3대 사령탑을 플로리다 출신으로 채운 것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심 상원 원내대표로 밀었던 릭 스콧 의원도 플로리다를 지역 기반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 기밀문서 유출 혐의 사건을 기각한 에일린 캐넌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법 판사는 벌써부터 미래의 연방대법관으로 거론된다.
여기다 트럼프 당선인 자녀들도 플로리다와 깊은 인연을 만들고 있다.
큰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인 에릭 트럼프 역시 마러라고 근처에 집을 가지고 있다. 에릭 트럼프의 아내 라라 트럼프는 마코 루비오의 입각으로 공석이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노리고 있다.
미국 상원은 의원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해당주의 주지사가 대체자를 선택하도록 돼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추천권을 쥐고 있지만, 마러라고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1기 행정부때 전면에 나섰던 큰 딸 이방카는 아버지의 재선 과정에서는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방카 역시 플로리다에 이주할 때부터 차기 주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과 딸 이방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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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는 한때 차기 플로리다 주지사에 맷 게이츠 하원의원을 띄우기도 했지만, 현재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방카에게는 또 다른 기회인 셈이다.
여기다 트럼프 주니어와 약혼한 킴벌리 길포일 전 폭스뉴스 앵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자녀·며느리들이 다시 미국 정치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가문이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승승장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1명,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4명, 각료 1명을 배출한 케네디 가문을 최고의 정치 명문가로 꼽는다. 물론 두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루즈벨트와 부시 가문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정치 명문가라는 것도 흥망성쇠를 겪으면서 떠오르기도 하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도 하는만큼 지금 기세라면 뉴욕의 부동산 사업가로 유명했던 트럼프 가문이 향후 플로리다 정치 명문가로 발돋움 하지 못하리란 법도 없어 보인다.
대선 전 트럼프 당선인에게 가상화폐와 UFC에 대한 조언을 했다는 막내 아들 배런도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지만 공화당 MAGA 지지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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