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학생 창업 기업 '트립빌더', AI 챗봇 활용
김명준 대표 "앱 하나만으로 여행의 모든 것 해결 목표"
'AI여행비서' 실행 화면 |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베트남 냐짱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포함해 하루 일정을 짜줘."
"아침에 일어나서 포나가르 사원에 가보는 건 어때? 이곳에서는 전통 공연이 자주 열리니까, 아름다운 무용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공연 관람 후에는 주변의 멋진 풍경도 즐길 수 있어. 점심은 근처의 맛집에서 해산물 요리를 즐기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 창업 기업 '트립빌더'가 개발한 챗봇 'AI여행비서'는 사용자에게 맞춤형 여행 정보와 일정을 제안한다.
공연, 맛집, 유명 여행지, 현지 액티비티 등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포함해 질문하면 AI여행비서가 답변을 찾아내 5∼10초 정도 만에 제공해준다.
이용자가 제시한 키워드를 구글이나 네이버, 현지인들이 주로 쓰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후 각종 후기들을 빠르게 분석해 만족도와 성공 확률이 높은 일정을 짜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일본 후쿠오카에서 3인 가족이 가볼 만한 장소와 음식점을 AI여행비서에 물어보면, AI여행비서는 3인 가족 한국인 방문객이나 현지들이 남긴 후기 중 이른바 '별점'이 높은 것을 찾아내 조합하고, 해당 장소와 음식점과 관련한 일반 정보까지 종합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현지에 있다면 현 위치에서 해당 장소까지 거리와 이동 방법은 지도를 활용해 보여 준다.
이용자가 원하면 택시 등 차량을 불러주고, 요금까지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용자로선 따로 현지 '콜택시' 등 모빌리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AI여행비서 개념도 |
이 서비스를 만든 트립빌더 대표는 울산과기원 3학년 김명준(24·현재 휴학 중) 씨다.
2019년 울산과기원에 입학해 여행 동아리를 만든 것이 창업의 기틀이 됐다.
당시 김 대표는 동아리 회원을 모집하면서 각 회원으로부터 여행 취향을 조사해 자료화하고, 체계화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맛집, 체험, 휴식 등 여행 성향이 비슷한 회원들을 묶어 여행 코스를 제안했다.
이렇게 여행을 다녀온 회원들 만족도가 높자 입소문이 퍼졌고 동아리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학으로 확장하면서 회원은 처음 30명에서 6개월 만에 3천 명으로 100배 늘었다.
김 대표는 "동아리 회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보고 시장에 맞춤형 여행에 대한 니즈(요구)가 있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25일 말했다.
마침 부산 소재 한 여행업체가 김 대표가 사용하는 알고리즘 도입 의사를 밝혔고, 김 대표는 5천만원 상당 계약을 체결한 후 이 알고리즘을 해당 업체에 구축해주면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곧이어 사업화에 나서려고 했으나, 하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고 여행 산업 전반이 침체하면서 시장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대유행이 한풀 꺾인 2021년 울산시가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 사업'을 담당할 업체를 모집했고, 김 대표는 이 사업에 참여하고자 비슷한 뜻을 가진 동아리 회원, 프로그래밍 전문가 등 총 4명과 함께 '트립빌더'를 설립하게 됐다.
김 대표는 다른 업체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제 이 사업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스타트업' 운영에 나섰다.
기존 알고리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면서 이용자 요구를 빠르게 반영해 여행 일정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안정화했다.
마침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여행 수요가 살아나자 기회가 찾아왔다.
트립빌더는 지난해 AI를 활용한 여행 일정 제안 시스템을 여행사 3곳에 적용해주고, 총 9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김명준 트립빌더 대표 |
이어 지난해 말 이 시스템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도입하면서 지금의 'AI여행비서'를 시장에 내놓게 됐다.
현재는 AI여행비서를 통해 세계 21개 주요 관광 도시의 여행 일정을 이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매월 2천 명가량이 사용 중이다.
이용자는 무료로 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트립빌더는 AI여행비서가 제안하는 정보와 연관된 상품을 함께 보여주고 광고 수수료 형태로 매출을 올린다.
김 대표는 현재 웹사이트로만 제공되는 이 서비스를 다음 달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앱 하나만으로 이용자가 여행 일정을 짜고, 여행을 간 현지에서 이동수단, 음식값, 공연 관람료 결제 등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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