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내각]
대선 18일만에 초고속 내각 구성
재무장관에 ‘보호주의자’ 베센트… 법무-보건-에너지, 아웃사이더 발탁
장관 15명중 10명이 40, 50대… 플로리다-폭스뉴스 출신 ‘3F’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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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 시간)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15명의 장관 인선을 마치며 내각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 재무장관에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62), 노동장관에 로리 차베스드레머 하원의원(56·오리건)을 지명했다. 농림장관으로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대표(52)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18일 만에 장관 15명을 포함해 트럼프 2기를 이끌 41명의 고위직을 발표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내각 구성 완료에 7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77일이 걸린 것과 비하면 초고속으로 내각 구성을 마쳤다.
이는 취임 첫날부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폭스뉴스는 “민주당 후원자 출신인 베센트부터 친(親)노조 성향 차베스드레머, 낙태를 찬성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까지 등용해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담은 공화당의 새로운 시대를 반영했다”고 평했다.
● 新트라이앵글 ‘강경파+보호주의+개혁’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이 민주당 지지층이던 청년과 흑인, 라틴계 미국인 등으로 표심을 확장하며 ‘레드 스윕(Red Sweep)’을 달성한 만큼 새로운 지지층 요구에 맞춘 비교적 다양한 인사들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고속 파격 인선은 크게 외교·안보는 강경파, 경제는 보호주의 인사를 주축으로 하되, 법무·보건 등은 과감한 개혁 맞춤 포석으로 ‘트라이앵글(triangle·3각 구도)’을 만들었단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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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분야는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국무장관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방장관에 피트 헤그세스 전 폭스뉴스 진행자가 지명됐다. 이들이 공통으로 내건 목표는 ‘힘을 통한 평화’다. 루비오는 소셜미디어에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루고,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기술 규제는 물론 군사적 압박을 높이려는 대(對)중 강경파이기도 하다. 북한 문제는 트럼프 1기 북-미 정상회담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해선 회의적이며 경제 제재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맹국에는 “안보 무임승차는 없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대로 국방비 증액을 강조하고 있다. 왈츠 지명자는 22일 소셜미디어에 “억지력과 평화를 회복하는 강력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해 회원국들은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월가 출신 ‘보호주의자’ 포진한 경제팀
경제 분야에선 베센트 창업자가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가 상무장관으로 ‘투톱’을 형성했다. 모두 헤지펀드를 창업해 성공한 월가 출신 억만장자 금융인들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는 기득권에 대한 경멸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지만 한 곳은 화나게 하지 않으려 했다”며 “바로 월스트리트”라고 했다. 베센트와 러트닉은 트럼프식 보호주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할 인물들로 평가된다.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한다는 점에 동의하며, 중국엔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동맹국들엔 보편적 기본 관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두 지명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정책에도 부정적이다.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플로리다, 폭스뉴스 출신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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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무와 보건, 에너지 등엔 충성파와 기득권 정치를 비판해 온 ‘정치권 아웃사이더’들이 대거 발탁됐다. 행정부나 의회 등 국정 경험이 없는 인물이 5명에 이른다. 백신 의무접종에 비판적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지명자가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 2기 내각의 또 다른 특징은 15명의 장관 중 10명이 40, 50대로 비교적 젊은 인사들이란 점이다. 당선인의 정치적 거점인 플로리다주 출신과 친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의 진행자와 패널을 지낸 이들이 약진한 것도 눈에 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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