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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선진국, 기후대응에 연 421조원 부담"...유엔총회 진통 끝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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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대응 재원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었던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가까스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모인 200개국 협상단은 현지시간 오늘(24일) 새벽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에 합의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이 공개한 합의문을 보면 개도국을 위해 선진국이 부담하는 공공 재정을 2035년까지 연 3천억 달러, 우리 돈 약 421조 원으로 3배로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모든 당사자가 협력해 공공·민간 재원을 통해 개도국에 대한 재정을 2035년까지 연간 1조 3천억 달러, 우리 돈 천827조 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지난 11일 시작된 회의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결국 예정된 폐막일 22일을 넘겼고, 협상단은 비공개회의와 밤샘 협상을 거듭한 끝에 예정 시각 30여 시간을 넘겨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기후변화 위협에 직접 노출된 소규모 도서국들과 최빈국 그룹은 초안 공개 당시 선진국의 부담이 지나치게 적다며 반발해 진통을 겪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한때 회의 참석을 중단, 파행 우려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합의된 선진국 분담금 3천억달러는 2023년 기준 전세계 군사비의 45일치,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원유의 40일치에 상당하는 금액입니다.

이 돈은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국가들의 공공 및 민간 부문에 걸쳐 매년 현금으로 지원돼 그동안의 피해를 보상하고 앞으로의 대응을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이는 2020년까지 빈곤국에 연 천 억달러의 기후재원을 제공한다는 이전 합의를 대체하는 성격입니다.

2009년 설정된 이 목표는 애초 기한을 넘긴 2022년에야 이행됐으며, 2025년 만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만장일치로 채택된 합의안을 일부 대표단은 기립박수로 반겼지만, 반발도 여전합니다.

그린피스는 성명에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3천 억 달러의 새 공공 기후 재정 목표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로 끝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린피스의 기후정치 전문가 트레이시 카터는 "엄청난 실망"이라며 "2035년까지 3천억달러는 너무 적고, 너무 늦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역사적인 결과물',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어떤 사람들은 미국과 전세계에서 진행 중인 청정에너지 혁명을 부정하거나 지연시키려 할지 몰라도, 아무도 그것을 뒤집을 수 없다"며 미국은 더 건강한 지구를 위한 작업을 계속해서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힘들게 합의에 이르렀지만, 문제는 합의가 이행되느냐입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57 기가 톤까지 치솟는 등 기후변화의 위험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비롯해 각국 정치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후변화를 불신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시 미국은 세계 기후협력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공언해왔으며, 기후변화 대응 반대론자로 유명한 인물을 차기 미 에너지 장관으로 지명해 기후변화 대응에 어려움을 예고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안을 두고 "법적 구속력은 없고 주로 외교적 압력에 의해 운영되는 합의"라며 취약성을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선진국들은 인플레이션, 예산 제약, 포퓰리즘 증가 등 많은 재정적, 정치적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과 그의 파리협정 탈퇴 위협은 COP29 회의 초반부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우려 속에 이제 시선은 제30차 기후변화총회로 쏠립니다.

다음 회의는 내년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립니다.

YTN 윤현숙 (yunh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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