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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젊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못 마셔?”...‘20대 간’ 외치던 김 부장이 쓰러졌다 [생활 속 건강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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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지방간·간염·간경변증
초기 무증상에 방치하기도
검진 통해 간 상태 살펴야

급성 복통은 췌장염 의심
유일한 치료법은 ‘금주’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의 모임 약속이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성인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음주 자체도 해로운데다 길어진 술자리에 안주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 역시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음·과식이 간과 췌장에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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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간질환이란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알코올 지방간, 알코올 간염, 간경변증 등이 있다. 정상 간에는 지방이 5%정도 존재하는데 지방간은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뜻한다. 알코올성 간염은 지방만 축적되는 지방간과는 달리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 반응까지 동반된 상태를 말한다. 간경변증은 장기간 지속된 간염으로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간섬유화, 간 기능 소실 등이 유발된 상태를 가리킨다.

과도한 음주를 지속하면 알코올 지방간 중 20~30%가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염에 걸린 상태에서 음주를 지속할 경우 38~56%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단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의 7~16%에서 간세포암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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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고,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이 확인되거나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질환 여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방간이 진행된 상태라면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이나 둔한 통증, 피로감, 식욕부진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과 구토, 식욕 부진, 황달 등을 동반한다. 간경변증은 식욕 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교수는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위와 식도 정맥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며 “피를 토하거나 정신이 혼미해지는 간성혼수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 간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금주다. 환자가 음주를 지속하면 어떤 약을 투여하더라도 간이 지속적으로 손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초기 알코올 지방간은 금주하면 4~6주 후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중증 간염, 간경변증이더라도 금주하면 질병의 진행을 막고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간경변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간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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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간의 딱딱해진 상태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 섬유화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복부 초음파, 간스캔(FibroScan), 혈액 검사, 간 조직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있다. 최근에는 ‘M2BPGi’ 검사도 활용되고 있다. M2BPGi란 혈액 내 ‘M2BP’라는 단백질이 당화되면서 변형된 물질로, 간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늘어난다. 허규화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간 질환과 간 섬유화는 소리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이미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음주량이 많은 사람이라면 M2BPGi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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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갑자기 복부 통증이 나타났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도 분비한다. 췌장염은 췌장 분비샘이 파괴되거나 췌장에 염증이 발생한 질환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췌장염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급성 췌장염의 주된 원인은 음주와 담석이다. 오동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될 경우 췌장은 알코올을 대사하기 위해 췌장액을 더 과하게 분비하게 된다”며 “이때 췌장액이 십이지장으로 다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하며 췌장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이다. 명치나 배꼽 주변의 상복부에서 시작해 등 쪽이나 가슴, 아랫배 쪽으로 뻗어나가는 형태가 흔히 나타난다. 췌장이 등 뒤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쭈그리고 앉으면 조금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오 교수는 “합병증으로는 췌장 괴사, 가성 낭종, 췌장 농양, 담관 폐쇄, 다발성 장기부전이 있다”며 “특히 다발성 장기부전은 급성 췌장염에 의한 주요 사망원인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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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췌장염은 절식을 통해 췌장을 쉬게 해주면서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급성 췌장염 환자의 80%정도는 치료를 받으면 수일 내에 큰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20%는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된다. 오 교수는 “급성 췌장염이 반복된다면 췌장암의 주 요인인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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