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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따르릉~" 집전화 소리 들어본 지가 언제…그래도 안 없앤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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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음성통화 유무선 대체 추이' 보고서
10년 새 유선전화 가입률 81.5%→31.9%
정부, '보편적 역무' 제외 검토…"소수 이용자 보호 중시해야"

머니투데이

1961년 국내 최초 전화기_ 체신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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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만 해도 전 국민의 필수 통신수단이었던 집전화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100%에 가까운 휴대폰(이동전화) 보급률로 설 자리가 좁아진 탓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민 3명 중 1명은 집전화에 가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집전화가 있는 사람들마저 3명 중 2명은 수화기를 전혀 들지 않고, 이용 목적보다는 '결합상품'의 구성 중 하나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2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음성통화의 유무선대체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선전화 가입률은 31.9%로 10년 전인 2013년(81.5%) 대비 49.6%포인트(p) 감소했다.

이는 가구당 유선 전화(일반·인터넷) 가입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10년 전에는 10가구 중 8가구가 전화를 보유했다면 이제는 3가구 정도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반면 기업 전화까지 포함하는 유선 전화 회선 수는 같은 기간 26.8%p 감소했다.

또 유선전화 이용률은 2013년 24.3%에서 지난해 10.6%로 감소했다. 지난해 3일의 조사 기간 내 단 한 번이라도 유선전화를 이용한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특히 유선전화 가입자 중에서도 실제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2023년 기준 유선전화 가입자 수 대비 이용자 수 비중은 33.4%에 그쳤다. 집전화가 있어도 3명 중 2명은 아예 수화기를 들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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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전화 가입률 및 이용률/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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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설문 결과, 유선전화 가입자의 절반(50.5%)은 최근 한 달 동안 이용한 적이 없었고, 65.5%는 "중단해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가입을 유지하는 이유로는 "낮은 회선 유지 비용"이라는 응답이 58.7%로 나타났다. 집전화가 주로 초고속인터넷·TV·휴대폰 등과 묶여 결합상품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개별 서비스에 대한 요금 부담이 없어 해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유선전화 시장의 80%를 과점하는 KT의 관련 매출은 고꾸라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KT의 유선전화 매출은 7541억원으로, 2013년(2조9794억원) 대비 74.7% 감소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사라진 사양산업으로, 네트워크 유지·관리 부담만 계속되는 실정이다.

반대로 2013년 89%였던 이동전화 가입률은 지난해 98.3%로 사실상 '완전 보급'에 가까워졌다. 이동전화 이용률 역시 같은 기간 75.6%에서 84.7%로 늘었다.

이에 정부도 보편적 역무 범위에서 유선전화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통신업계는 수익성과 관계없이 유선전화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란 입장이다. 아무리 가입자가 줄어도 긴요하게 이용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KISDI는 "유선전화의 급격한 비중 감소는 관련 통신정책 수립에 있어서 이용자 보호의 측면이 우선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유선전화 전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유선전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수 이용자의 보호 중심으로 정책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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