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잇달아 임원 인사 단행
예고된 쇄신…삼성·SK 인사 관심도↑
주요 대기업이 본격적인 인사 시즌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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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별들의 인사가 시작됐다. 4대 그룹 중에서 현대차에 이어 LG가 최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회사의 내년도 경영 전략에 따라 인사 결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조만간 삼성과 SK도 인사 명단을 내놓을 예정인데, 안정과 변화 중 어떠한 곳에 중점을 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1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5년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채운 것 외 주요 경영진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2인 부회장'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전체 승진(121명) 규모도 지난해(139명)와 비교해 다소 줄었다. 큰 틀에서 변화보단 안정을 선택한 셈이다.
LG가 안정에 무게를 둔 이유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험이 많고 위기 대응력이 뛰어난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는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는 등 안정 기조 속에서도 사업 경쟁력과 미래 신사업 강화를 위한 소폭의 변화를 가져가기도 했다. 신규 임원 가운데 23%(28명)를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발탁하며 미래 역량 확보를 추구했다.
이달 들어 현대차와 신세계, CJ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달아 인사 명단을 공개했다. 뒤이어 LG가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주요 그룹 중심의 '별들의 인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성과·능력주의 인사 원칙을 강하게 적용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호세 무뇨스 사장을 그룹 사상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이제 재계의 이목은 삼성과 SK에 집중되고 있다. 재계 서열 1, 2위 그룹인 데다, 주요 대기업 중 인사 내용이 가장 파격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삼성과 SK의 정기 인사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인사를 통해 강력한 혁신 의지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SK는 조만간 인적 쇄신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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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은 역대급 인적 쇄신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반도체(DS) 사업을 둘러싼 실적 악화, 경쟁력 약화 우려 등으로 인해 그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은 이르면 다음 주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조기 인사설이 돌기도 했으나,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를 줘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지난 5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외 모든 경영진이 교체 대상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속해서 거론되는 내용은 DS 부문별 주요 경영진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경쟁력 약화 우려를 초래한 임원들의 물갈이 가능성이다. 전영현 부회장도 앞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위기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다"고 말했다. 정현호 사업지원TF장의 거취와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 여부 등도 관심사다.
SK는 올해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재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번 정기 인사 역시 리밸런싱 작업의 연장선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재계는 SK가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맬지 주목하고 있다.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은 임원의 수를 대폭 줄이며 조직을 더욱 효율화하는 것이다. 앞서 인사를 실시한 SK에코플랜트와 SK지오센트릭의 임원 수는 각각 22.7%, 14.3% 줄었다.
사장단을 둘러싼 인사 강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수시로 CEO를 교체해 왔다는 설명이다. 물론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사장단 규모 또한 축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는 예년과 같이 다음 달 초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롯데그룹 임원 인사도 쇄신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업황 부진에 따라 지난 8월 비상 경영을 선언했고, 최근에는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렀다는 점에서 그룹 내 긴장감이 최고조 상태다.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인사 시기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로 점쳐지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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