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 대학 교수, 학생들에 특정 복장 요구
대학 측 진상조사 착수
교수 "학생들 취업 위해 그런 것"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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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 구두를 신고 단정한 복장으로 발표. 노 메이크업, 안경 착용, 헐렁한 피트, 부분염색 등 감점.”
인천의 한 대학 교수가 발표 수업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이러한 요구를 했다며 학생들이 집단 반발해 대학 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22일 인천 모 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총학생회는 전공수업 발표 시간에 특정 복장을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감점하겠다고 공지한 A 교수에 대한 정식 조사를 학교 측에 요구했다. 총학생회가 지난 19일 진행한 투표에서 재학생 2292명 중 2257명(98.5%)이 정식 조사에 찬성하자, 대학 측은 내부 조사를 벌여 A 교수에 대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재학생들은 최근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 교수의 수업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A 교수가 수업 중 공지한 규정에 단정한 머리와 화장, 구두 착용을 의무화하고 안경이나 부분 염색, 헐렁한 옷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또 "화장하지 않거나 안경을 쓰고 발표하면 '0점'을 주겠다"며 외모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해당 학과는 미용과는 관련 없는 학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해당 과목과 관련한 전공 특성을 고려할 때 졸업 후 상당수 근무지에서 작업복을 입는 경우가 많은 만큼 A 교수의 복장 규정이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A 교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성 신체 노출과 관련된 계정 20여건을 팔로우한 것도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A 교수는 학생들의 지적에 대해 "복장 규정은 2년에 한 번 하는 졸업 발표회 평가에만 해당한다"며 "평소 학생들에게 외모에 대한 지도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대한 취업이나 면접 등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목적으로 복장 규정을 정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복장 규정 위반으로 0점 처리한 상황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항공서비스과나 비서과 학생들은 더욱 엄격한 복장규제를 받고 있는데, 내 기준이 과도하다면 두 학과의 규제를 먼저 없애는 게 마땅하다"고 항변했다.
A 교수는 SNS 계정과 관련해서는 "학과 홍보를 위해 무작정 팔로워 수를 늘리다가 부적절한 계정이 포함된 것일 뿐 복장 규정과는 별개 사안"이라며 "무분별한 비방을 멈춰달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악의적 소문을 퍼뜨린 학생들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대학 관계자는 "대표 학생 상담과 총학생회 투표 결과 등에 따라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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