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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한미 모녀, '4자 연합' 구축…형제, '회장·부회장 폐지' 응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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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주주 서한 통해 '송영숙·임주현 퇴출' 선언

임종훈 "라데팡스, 가족 갈등 배후"…라데팡스 "형제 욕심이 문제"

뉴스1

왼쪽부터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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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훈철 황진중 기자 = 오는 28일로 예정된 한미약품그룹 임시주주총회가 엿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미 오너일가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을 추진 중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 3인 연합은 사모펀드 운영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4자 연합을 구축하며 연대 강화에 나섰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놓고 대주주 연합과 갈등을 빚고 있는 임종윤·종훈 형제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주주 연합이 연대 강화에 나서자 연이은 고발전에 이어 일제히 여론전을 펼치며 상대 비방전으로 맞섰다.

다급해진 형제 측, 엄마·동생 내쫓나?

한미 오너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는 21일 늦은 밤 '한미사이언스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주주 서한을 통해 5대 개혁 방안을 소개했다.

5대 개혁 가운데 대주주의 불투명·방만 경영 근절과 특정 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 제한은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동생 임주현 부회장을 겨냥한 것이다.

임종윤 이사는 "대주주의 불투명 방만 경영 근절을 위해 정관에 없는 회장·부회장 직제를 폐지할 것"이라며 "그동안 대주주가 받아 온 급여와 차량, 사무실 지원 등 연간 수십억 원의 모든 특혜 역시 근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모녀를 한미그룹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한미 오너일가의 경영권 갈등 후 올해 초 주주총회를 통해 형제가 경영권을 잡은 이후에도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직을 유지해 오면서 가족 간 화합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3인 연합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추진하면서 형제 측과 다시 갈등을 빚었다.

양측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과 이사회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을 놓고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신규이사로는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후보로 올라와 있다.

3인 연합은 각각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신동국 회장 14.97% △임주현 부회장 8.11% △송영숙 회장 5.7% △신동국 회장의 한양정밀 3.95%를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총 48.19%가 될 것으로 3인 연합 측은 집계하고 있다. 여기에 송영숙 회장 측을 지지해 왔던 국민연금공단 5.53%를 더하면 3인 연합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53.72%로 과반을 차지한다.

반면 형제 측은 임종윤 사내이사 12.46%,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9.39%, 형제의 가족 지분 등을 포함해 총 29.07%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이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도 34.6%에 불과하다. 지난 3월 1차 경영권 표 대결에서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던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연합을 이루면서 지분싸움에서 밀리게 된 형국이다.

급기야 최근 3인 연합이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손을 잡자 다급해진 형제 측이 고소·고발도 모자라 가족 퇴출이라는 강경책을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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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가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이 요청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관련해 주총 날짜와 안건 등을 논의한다. 이번 임시 이사회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신동국 한일정밀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등 이른바 대주주 3인 연합이 임종윤·종훈 형제가 이끌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를 대상으로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사이언스 본사. 2024.9.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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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연합, 라데팡스 합류로 4자 연합 구축

특히 형제 측은 라데팡스가 3인 연합과 손을 잡자 더욱 강경한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임종훈 대표가 이끄는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또 1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비롯한 한미약품 임원 4명과 3인 연합 측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 등 총 5명을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임종윤 이사 측도 3인 연합을 상대로 고발에 나섰다. 임종윤 이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는 지난 13일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송영숙 회장이 설립한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승인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직을 맡은 뒤 좀처럼 언론에 얼굴을 보이지 않던 임종훈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 이어 최근 언론 인터뷰를 자청하며 라데팡스를 가족 간 갈등의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는 "오너 가족 갈등의 배후는 라데팡스가 아니라 형제들의 개인사업에서 비롯한 과도한 부채이며 아무런 대안도 없이 한미에 피해를 주는 형제들"이라며 "회사 자산을 본인들의 부채 탕감에 이용하려고 하는 (임종윤·임종훈) 형제들의 욕심이야말로 진정한 가족 분란의 배후다"고 반박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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