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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돈줄 마르자 2금융권으로 몰리는 서민들... 늘어나는 '불황형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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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대출잔액 4분기 만에 증가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대치 경신
급전 창구 역할... "모니터링할 것"
한국일보

19일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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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서 서민들이 2금융권으로 모여들고 있다. 특히 '불황형 대출'이라 불리는 보험계약대출과 카드론이 불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266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에 비해 5,000억 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3,000억 원 줄었으나 가계대출이 8,000억 원 늘어나 134조4,000억 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특히 보험계약대출이 9월 말 기준 70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000억 원 늘었다. 통상 1,000억 원 남짓 늘거나 줄어들던 종전과 비교하면 변화폭이 상당히 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4분기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던 보험사 대출잔액은 4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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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도 올랐다. 9월 말 기준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은 0.62%로 전 분기 말 대비 0.07%포인트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0.15%포인트나 올랐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0.68%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나 치솟았다. 부실채권 비율은 0.71%로 전 분기 말에 비해서는 0.04%포인트 줄었으나 전년 동기 말에 비해선 0.29%포인트 늘었다.

또 다른 대표적 불황형 대출인 카드론 잔액도 매달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0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이 42조2,202억 원을 기록하면서 기존 역대 최고치였던 8월 말 기록(41조8,309억 원)을 넘어섰다. 9월에도 카드론 잔액은 41조6,869억 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8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하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한 9월 한 달간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10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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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이 그나마 가계대출을 받을 수 있는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 원 늘어나며 약 3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도 상당한 신경을 쏟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2금융권에도 가계부채 관리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으며, 금감원은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일일 점검을 진행 중이다. 다만 2금융권 대출의 경우 서민·취약계층의 급전대출 창구 역할을 하는 만큼 당국도 이를 틀어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을 막기보다는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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