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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홍 수석의 "대통령에 대한 무례" 발언은, 尹 정부의 '입틀막' 언론관 드러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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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소관 내년 예산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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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의 이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대언론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홍 수석이 발언 이틀만에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냈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 언론관을 그대로 드러낸 이 발언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전망입니다.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는 지난 7일 대통령 기자회견 질문에서 "마치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까 사과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오해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TV를 통해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를 한 것인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라고 물었습니다.

당시 영상을 다시 확인해보니 기자회견 내내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가면서 장황하게 시간을 끌던 윤 대통령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답은 "저도 제 아내와 관련한 기사를 꼼꼼하게 다 볼 시간이 없습니다. 어 이런 것들이 많이 있구나라는 것만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어떤 것을 딱 집어가지고 어 왜냐면 이것도 사실과 다른것도 많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대통령이 돼서 이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그 팩트를 가지고 다툴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 맞습니다 할 수도 없는 것이고"라면서, 속 마음을 털어놨습니다. "사실은 잘못 알려진 것도 굉장히 많습니다. 자기들끼리 뭐라고 얘기하는데 우리하고는 얘기한 적이 없는 걸 가지고 뭐 했다 그러는 것이라든지"라고 부연 설명을 합니다.



'사과하라니까 하지만, 솔직히 잘못한게 없다'는 답변으로 들렸습니다.

홍철호 정무수석의 '대통령에 대한 무례'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기자의 질문을 들으면서 굳어지던 윤석열 대통령의 표정과 연결된다는 걸 부인하기 어려울 겁니다. 윤 정부들어 이어진 언론에 대한 '입틀막' 대응이 우연이거나 돌발적인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일관된다는 점이 이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9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정에서 불거졌던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논란 이후 해외 순방을 앞두고 MBC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하여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방 통보했습니다. 11월 11일 동남아 순방 출발 이틀 전날 밤 전격 적으로 이뤄진 조치였습니다. '바이든 vs 날리면' 논란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언론의 비판보도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은 '입틀막'이었습니다.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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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더 심각했습니다.

검찰은 2023년 9월 서울중앙지검에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뒤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사업 1100억 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실수사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와 JTBC, 경향신문, 뉴스버스 등 5개 언론사와 취재기자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검찰은 1년 가까이 수사를 이어가다.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 JTBC에서 관련 의혹을 보도한 봉지욱 기자 등 3명을 기소하고, 뉴스버스 이진동 대표 등 기자 2명과 배후로 지목됐던 민주당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했습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언론인과 정치인 수천명에 대한 통신조회를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그렇게 강조하던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는 걸 스스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직후부터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시작으로 검찰수사를 통해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해임하고, 임기 11개월이 남은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을 방통위의 회계 검사를 통해 '업무시간 미준수와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쫓아냈습니다.

그 이후 이동관 방통위원장, 김홍일 방통위원장,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잇따라 임명하면서 방송장악에 나섰고, KBS, MBC 이사 교체를 통한 경영진 교체를 시도해,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KBS 사장을 갈아치웠으나, MBC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이사장과 이사 해임을 중지시키고, 국회가 방통위의 2인체제 의결의 불법성을 들어 방통위원장을 탄핵소추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윤 정부는 민간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친위대인 류희림 위원장을 임명한 뒤 방송에 대한 무더기 법정제재에 나섰습니다.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보도에 대한 인용 보도에 대해 MBC, KBS, YTN, JTBC에 사상 초유,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방송 재허가에 영향을 미치는 법정제재를 쏟아냈습니다.

그렇지만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정연주 위원장의 잔여임기 10개월여를 수행하는 동안 방심위와 22대 선거방송 심의위원회(선방심위)에서 이뤄진 법정제재 중 29건의 집행정지 신청이 이뤄졌고, 법원에서 29건 모두 효력정지를 결정해 29:0 완패를 당하면서 무리한 심의, 방송을 입틀막하려던 시도가 정지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보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은 물론이고 방통위와 방심위 등 방송관련 기관까지 총동원해 '입틀막'을 해온 윤 정부의 속마음이 홍철호 수석의
'대통령에 대한 무례' 발언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1일 성명에서 '대통령에 대한 무례' 발언은 "대통령을 만인지상인 왕으로 모시라는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면서, "대통령의 오만을 언론의 무례로 둔갑시킨 이 정권의 반헌법적 언론관은 이미 증명될 만큼 증명됐고, 확인될 만큼 확인됐다"고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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