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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韓 국방장관에 일정 맞춘 아세안 장관들…차관은 러시아 '면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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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에 김용현 장관 참석토록 이례적 일정 조정

김선호 차관은 러 국방차관 바로 옆서 우크라 침공·러북 협력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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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장관이 21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2024.11.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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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김선호 차관이 제11차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 장관과의 회의를 위해 이례적으로 아세안 측이 일정을 조정하는가 하면, 김 차관이 북한군의 파병을 러시아 국방차관 면전에서 비판하면서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ADMM-Plus는 '함께 평화, 안보, 회복력을 위하여'를 주제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렸다. 2010년에 개설된 ADMM-Plus는 아세안 10개 회원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 역내 주요 8개국(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아세안 주도의 국방분야 회의체이다.

ADMM-Plus엔 국방부 장관이 참석해야 하지만 최근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시도 등 도발이 지속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까지 동행한 상황이라 김 장관이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그러나 아세안을 비롯한 18개국 국방장관이 함께 모이고, 특히 한-아세안 국방장관들을 위한 별도 회의가 예정된 이번 일정은 군사외교적으로 중요한 기회였다.

이에 김 장관은 21일 오전에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엔 김 차관이 대신 참석토록 했다. 같은 날 오후에 열린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 한·미·일·필·호 회담을 비롯해 일본·라오스·인도 등 주요국과의 양자회담엔 본인이 직접 참석하기 위해 오전 일찍 현지로 출국해 밤늦게 귀국길에 오르는 당일치기 일정을 소화했다.

이 중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는 당초 20일에 예정돼 있어 김 장관이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장관은 대신 서한과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아세안 협력과 안보위기에 대한 국제공조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런데 아세안 측은 회의 하루 전인 19일 이례적으로 다른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를 20일 오전에서 21일 오후로 변경, 김 장관이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세안 국방장관들은 한국과의 회의 후엔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 우리 측과 대화의 자리를 갖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아세안과의 국방·방산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이번에 아세안 국가들이 보여준 이 같은 배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세안 국방장관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높은 관심과 우리나라의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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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21일 라오스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발표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11.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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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 장관과 김 차관은 이번 ADMM-Plus 무대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러북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데 집중했다.

김 장관은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러북 군사협력 등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지금까지 아세안이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공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차관 또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아세안 국가 등 18개국 국방장관들에게 북한의 불법적인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고 국제사회 공조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파병이 러시아의 불법적 침략 행위에 야합하는 행위이며, 청년들을 총알받이 용병으로 사용하는 반인륜적, 반평화적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현장에선 국가별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이 김 차관 바로 왼쪽에 앉아 있었는데, 러시아 대표를 면전에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북 군사협력의 불법성을 규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회원국 대표들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임을 강조하며 김 차관과 함께 북한과 러시아를 규탄했다.

아울러 김 장관이 처음 참석한 한·미·일·필·호 회담에서도 북한의 불법적인 러시아 파병을 공동으로 규탄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평화·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며 가치공유국과의 국제공조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나온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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