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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러, ICBM 쐈다…우크라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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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러시아는 지난달 26일 3대 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핵폭격기 탑재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러시아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발사되는 야르스 ICBM. 플레세츠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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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일 넘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미국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에 이어 영국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 지역을 타격했다. 쿠르스크에 주둔 중인 1만명 넘는 북한군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처음 발사한 지 하루 만인 20일(현지시간) 스톰섀도 미사일도 꺼내 쿠르스크를 공격했다”고 미 국방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가 2022년 2월 개전 이래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에서 사용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들 미사일이 북한군이 배치된 쿠르스크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디펜스익스프레스는 “우크라이나군이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목표를 쿠르스크 마리노 내 지하 군 통제소로 삼았다”면서 “러시아군이 통신 허브 역할로 사용하는 곳이자 북한군 최고위 장성 등 군 고위급 인사가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군 사상자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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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국제 에어쇼 행사장에 순항미사일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가 전시돼 있다. 판버러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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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는 각각 사거리가 300㎞와 250㎞인 장거리 미사일이다. 적진의 벙커나 탄약 저장고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것은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에이태큼스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데 이어 대인지뢰 사용까지 승인하는 등 최근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 준 덕분이다.

러시아도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1일 오전 러시아군이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구체적인 타격 목표나 미사일 종류,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ICBM과 함께 발사된 Kh-101 순항미사일 6기가 격추됐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가 러시아군이 카스피해 인근 도시 아스트라한의 군사 기지에서 키이우로 RS-26 ICBM을 발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ICBM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BM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세계를 향해 ‘더 도발하면 핵을 쓸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19일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핵 교리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진 부채 46억 5000만 달러(약 6조 5000억원)의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전했다. 임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전 우크라이나 지원을 마무리해 놓으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휴전 구상 판을 흔들려는 의도다.

미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이 후임자가 수용하기 어려운 정책을 남발한다는 이유다. 랜드 폴(켄터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빚을 미국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만들어 강제 표결에 부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하고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대부분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는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를 3등분해 관리하는 안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현 우크라이나 영토의 서부는 ‘분쟁지’, 중부는 ‘친러시아 정부 관할지’, 동부는 ‘러시아 신영토’로 삼는다는 것이다. 종전 이후에도 충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류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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