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에 신공장···'선택과 집중'
해외매출 4년간 70% 고속성장
비비고 만두 등 현지 선두 질주
바이오 매각해 식품 M&A 전망
4세 이선호 글로벌 사업 힘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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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097950)이 21일 대규모 해외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K푸드 열풍이 부는 지금이 글로벌 생산량을 늘려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사업부 매각 결정에 이어 이번 해외 공장 신설로 식품 사업이라는 본업에 충실하면서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CJ제일제당이 신규 식품 공장을 짓기로 한 헝가리(유럽)와 미국은 해외 시장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동남아 등 17개국에 식품사업 법인이 진출해 해외 매출을 최근 4년 간 70% 이상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은 2019년 3조 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 3861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식품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의 비중 역시 39%에서 48%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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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시장은 CJ제일제당이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유럽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현지 만두 시장은 연간 30%씩 성장하고 있으며 비비고 만두의 독일 점유율은 48%, 네덜란드 39%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공장이 들어서는 헝가리를 거점으로 유럽 사업을 대형화할 방침이다.
미국 역시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 7000억 원을 투자해 짓는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 시설을 통해 만두 시장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비고는 미국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만두시장에서 42%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비비고 만두는 올해 1~9월 매출 성장률 33%를 달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B2C 만두시장 전체 성장률(15%)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CJ제일제당은 약 1조 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롤 시장에서도 판매량을 늘려 ‘미국 아시안 푸드 1등 기업’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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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이 성사되면 매각 대금으로 식품 관련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사업부의 예상 매각 대금은 4조~5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해당 자금으로 ‘제2의 슈완스’를 인수해 식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슈완스를 인수해 미국 전역에 3만 개 이상의 촘촘한 유통망을 확보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미국 식품 매출은 슈완스 인수 직전 연 3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4조 3807억 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미국과 유럽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 매출이 급성장할 경우 오너가(家)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입지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이 실장은 해외 식품사업을 주도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의 주도 아래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국내 식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5조 원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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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글로벌 확장을 위해 해외 현지 생산시설을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에는 슈완스 공장을 비롯해 20개의 식품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18년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첫 생산기지를 확보했고 올해 5월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법인을 설립했다. 또 2022년에는 ‘해외 생산→해외 수출(C2C)' 방식을 처음 적용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을 준공했고, 호주에서도 위탁생산(OEM) 시설을 확보해 현지에서 만두와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를 매각하고 브라질 바이오 자회사 CJ셀렉타 지분을 정리하는 등 주력 제품과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며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비비고 브랜드 중심으로 K푸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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