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도 “브리핑룸에 예의 주입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 시간) 텍사스 브라운스빌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 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브라운스빌=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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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 시간) ‘언론의 취재원 보호’ 법제화 시도를 반대하며 “반드시 폐기해야 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 때부터 자신에게 비판적인 매체를 “가짜 뉴스”로 칭하거나 “국가에 대한 반역죄로 조사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주류 언론과 갈등이 심했던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뒤 언론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이른바 ‘언론보호법(PRESS Act)’에 관한 공영 PBS 방송의 보도를 공유하며 “공화당은 이 법안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이유는 언급이 없었다.
해당 법안은 언론사의 취재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입안됐다. 언론인들을 연방 정부의 감시로부터 보호하고, 특히 기밀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을 밝히거나 관련 정보 공개를 강제할 수 없도록 정부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법안은 1월 초당적인 지지를 받으며 하원을 통과했으나 현재 상원에 계류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에게 언론보호법 반대를 사실상 ‘지시’해 법안이 다음 달 회기 종료 시까지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안이지만, 상원의원이 한 명이라도 제동을 걸 경우 우선순위가 높은 안건에 밀려 논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도 주류 언론에 적대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자신에 비판적인 매체의 취재를 거부하거나 “국민의 적”이라고 비판하며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 당시 법무부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부정적인 보도를 한 뉴욕타임스(NYT) 기자 4명의 통화 및 이메일 기록을 수집해 취재원을 색출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열린 언론은 매우 중요하다”며 “극도로 적대적이었던 매체와도 열린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이는 끝날 것”이라는 경고도 남겼다.
트럼프 당선인이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한 캐롤라인 레빗도 19일 주류 언론을 겨냥해 “미국인들은 더 이상 기성 언론의 거짓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브리핑룸에는 예의(decorum)가 있어야 하며, 우리는 이를 주입할 것”이라며 “우리는 적대적인 언론이 무서워 피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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