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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석 리벨리온 전략총괄은 21일 디지털데일리가 개최한 'DIC 2024'에 연사로 나서서 이같이 밝혔다. 인공지능(AI) 시장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시장 선점자가 유리한 구조로 흘러가는 만큼, 칩렛을 기반으로 한 패키징 기술 전략으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AI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개발자 플랫폼인 쿠다(CUDA)를 중심으로 세부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한 덕이다. 특히 AI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학습(Training) 영역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전세계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AI칩 점유율을 확보한 바 있다.
정 총괄은 "학습 분야에서는 출시된지 15년이 넘은 쿠다의 강력한 기능, 거대한 연산량 덕분에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추론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며 "추론(Inference) 분야는 연산량보다 속도와 에너지효율이 더욱 중요해 쿠다에 대한 종속이 비교적 적어 기회 요소가 있다. 엔비디아 생태계를 벗어나려 하는 오픈AI가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리벨리온이 개발한 '아톰(ATOM)'은 엔비디아의 동급 모델 대비 수배에 달하는 추론 성능을 갖췄다"며 "아울러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동일 아키텍처로 더욱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차세대 칩 '리벨'을 칩렛으로 개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칩렛은 여러개 기능을 각자 최적화된 공정에서 생산하고 하나로 합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를 활용하면 SoC 내 고성능으로 제작할 필요가 없는 아날로그 기능을 성숙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다. 그만큼 칩 크기는 커지지만, 단일 SoC 대비 높은 성능을 낮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엔비디아 역시 차세대 AI GPU인 '블랙웰' 시리즈를 칩렛으로 제조하면서 이 기술 상용화에 나선 바 있다.
정 총괄은 "리벨리온은 처음 리벨 설계 당시부터 칩렛을 목표로 제품 전략을 가져온 바 있다. 기존 설계자산(IP)을 재사용해 수천억에 달하는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기존 조합을 이용해 완전히 새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입출력단자(I/O)를 추가한 '리벨-IO', Arm CPU 코어를 탑재한 '리벨-CPU' 등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리벨리온이 이러한 칩렛 설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와의 합을 꼽았다. 리벨리온이 제시한 목표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업체(OSAT)와 같은 후방 생태계의 니즈와 맞으며 본격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의미다.
정 총괄은 "반도체 칩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천억의 비용은 물론, 수많은 관계자들이 투입돼야 한다.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이 빠르게 제품을 늘릴 수 있는 배경에는 삼성 파운드리를 비롯한 국내 생태계 덕분"이라며 "특히 삼성 파운드리는 '리벨' 개발을 위해 HBM3E 부착을 비롯한 고난이도 제품 생산에 나서줬다"고 전했다.
리벨리온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대응 경쟁력과 고객 특화 대응 전략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았다.
정 총괄은 "리벨리온은 AI반도체 팹리스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팀이 가장 규모가 크다. AI 모델 구축·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들에게 선제적인 솔루션을 대응해야하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고객사마다 원하는 니즈가 다른 만큼, 칩렛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객 특화 제품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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