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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가 민주주의 위협 가능성, 빅테크 독점과 글로벌 복합위기 관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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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AI와 휴먼지능의 복합사회 전환' 세미나

더불어민주당 연구모임인 개혁행동포럼 주최

차지호 의원, 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리더 등 발표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인공지능(AI)이 미래 사회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지 혹은 사회·경제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다각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는 AI가 단순히 산업 진흥의 관점에서만 다뤄져 그 이면의 거시적인 영향이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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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과 휴먼지능의 복합사회 전환’ 세미나 현장(사진=최연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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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와 휴먼지능의 복합사회 전환’ 세미나에서 “실제 AI의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글로벌 동향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고려하고 그 안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차 의원은 국경없는의사회(MSF)에서 활동했으며 인권운동가, 미래학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차 의원은 2030~2040년대를 ‘복합적 위기의 시대’로 규정하며, AI가 팬데믹과 이상 기온, 인구구조 변화 등과 얽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와 같은 복합 위기가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로 표현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인구 이동과 이에 따른 국제적 불평등 확대는 AI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했다. 그는 “AI가 글로벌 복합 위기를 해소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선진국과 중소득국 간의 노동 격차가 줄어들지만, 이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 경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AI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가능성도 크다고도 했다. 차 의원은 AI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언급하면서 영국의 정치 컨설팅 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례를 공유했다. 지난 2016년 이 회사는 페이스북 가입자 수백만 명의 프로필 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해 정치 광고 등을 목적으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당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AI를 활용하진 않았지만, 만약 AI까지 가세한다면 이 기술이 빅데이터와 연계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차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AI 기술은 이미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발전했고, 민주적 가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AI 기반 플랫폼이 정치적 선호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는 AI 기본법 등 관련 법안을 통해 강력한 규제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 발제자로 나선 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AI비즈니스 리더는 기업계 입장에서 정부가 더 적극적인 AI 육성책을 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AI를 개발하기 위해선 막대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용과 전력 비용, 투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국내에서 네이버와 같은 기업이 혼자 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따라서 정부가 대규모 GPU 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 리더는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데이터를 구매하고, 이를 정제해 보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이렇게 지원된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는 AI 스타트업과 공공기관들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 스타트업이 원팀으로 움직여야 AI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세미나의 또 다른 발제자인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AI 기술이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빅테크가 개인정보와 알고리즘을 통해 여론과 정치적 환경을 조작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다.

오 대표는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허위 정보와 분열을 조장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하며,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엑스(X, 구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이 허위 정보와 인종차별적 콘텐츠를 확산시키며, 사회적 분열을 초래한 사례를 언급, “AI는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연구 모임인 개혁행동포럼의 주최로 열렸다. AI가 사회,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AI 관련 법과 정책 수립의 방향성을 중점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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