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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안상미의 와이 와인]<261>佛 화이트의 재발견 '샤또 라 루비에르'…"혁신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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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인터뷰/佛 앙드레 뤼통社 마틸드 뤼통 대표

메트로신문사

화이트 와인인데 뒤로 빼지 않는다. 양해를 구하지도 않는다. 당당히 여기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신세계(New World)의 과실 폭탄이나 진한 오크풍미가 아니다. 소비뇽 블랑 품종 특유의 신선함에 풍성한 아로마와 구조감을 갖췄다. 왠만한 프리미엄 레드 와인 못지 않게 숙성 잠재력이 있다. 보르도에서도 페삭-레오냥의 화이트 와인 '샤또 라 루비에르 2021'이다. 페삭-레오냥이라는 테루아가 원래 지닌 특성에다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만들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일 수 없었던 2021년 기후도 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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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부터 앙드레 뤼통을 이끌고 있는 마틸드 뤼통 대표는 최근 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페삭-레오냥은 프리미엄 레드 와인과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는 와인 산지로 프랑스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곳은 굉장히 드물다"며 "샤또 라 루비에르는 숙성 잠재력 등 화이트 와인의 다양성을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앙드레 뤼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앙드레 뤼통은 보르도의 전설로 남겨진 와인 생산자이자 와이너리 이름이다.

와인메이커로서 앙드레 뤼통은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와이너리를 재건해 와인의 품질을 올려놓는 것은 물론 주변 경관까지 가꿔 지역 명소로 만들었다. 와인 재배와 양조에 있어서는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고, 당시 생산자들은 관심이 없었던 마케팅에도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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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로서는 출발점이었던 샤또 보네를 비롯해 현재 샤또 라 루비에르, 샤또 크뤼조, 샤또 꾸엥스 뤼통 등 6곳을 가지고 있다. 앙드레 뤼통이 지난 2019년 작고한 이후 이제는 2세대와 3세대가 공존하며 와이너리를 이끌어가고 있다. 마틸드 뤼통은 앙드레 뤼통의 손녀다.

이번엔 보르도 지도를 펴고 페삭-레오냥을 찾아볼 차례다. 메독 아래로 넓게 분포한 그라브 지역의 북부에 자리잡고 있다.

페삭-레오냥은 앙드레 뤼통이 특별하게 여기는 지역이다. 원래 그라브 지역에 뭉뚱그려 속했던 페삭-레오냥을 특색있는 테루아를 알아보고 새로운 AOC(원산지통체명칭)으로 만든 이가 바로 앙드레 뤼통이다.

뤼통 대표는 "보르도 구시가지와도 가깝게 연결되어 있어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며 "보르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와인도 바로 페삭-레오냥"이라고 전했다.

그라브나 페삭-레오냥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화이트 와인으로는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 품종을 섞어 만드는 것과 달리 샤또 라 루비에르 화이트는 소비뇽 블랑 100%다. 힘있는 화이트 와인이니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랍스터나 새우, 아니면 구운 연어도 좋다. 한국 음식 가운데서는 생선전은 물론 육전, 잡채 같은 음식과 같이 마시면 좋다.

와이너리의 규모는 크게 확장됐지만 가족 경영 와이너리며, 포도를 직접 재배하는 와인 생산자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여러지역에 걸친 방대한 규모지만 샤또 각각의 정체성은 철저히 존중한다.

뤼통 대표는 "대규모 생산자지만 포도를 사들이지 않고 대부분 포도밭 관리부터 양조, 병입까지 직접한다"며 "샤또들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포도를 생산하고 와인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혁신을 추구한다는 것 역시 앙드레 뤼통의 DNA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보르도에서는 드물게 토기 숙성 용기인 암포라를 도입하기도 했으며, 기후변화에 대비해 새로운 품종도 시도 중이다. 한국에는 수입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무알콜 와인도 시장에 내놨다.

뤼통 대표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우리의 와인을 마시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항상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반응을 들으며 대단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작은 혁신을 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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