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 형성·이견 조정 과제, 민주당 “졸속 통합 우려”
김태흠 충남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충남 통합 추진’을 선언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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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특별법 제정 작업 등을 거쳐 2026년 7월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21일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과 함께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서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 선언문을 통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양 시도의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광역경제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또 “통합 지방자치단체가 국가 사무와 재정 이양을 통해 연방제 국가의 주(州)에 준하는 실질적 권한과 기능을 확보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통합 추진을 위해 우선 ‘(가칭) 행정구역통합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통합 지방자치단체 명칭과 청사 위치, 기능과 특례 등 쟁점 사항을 논의하고 통합에 필요한 특별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별법안이 마련되면 내년 상반기 중 시도 의회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법 제정 작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후 청사 준비와 전산시스템 통합 등 실무적인 통합 절차를 진행해 지방선거가 있는 2026년 7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출범한다는 목표다.
대전·충남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 대전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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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대전·충남 통합 지방자치단체는 인구 규모 358만명의 광역단체가 된다. 현재 인구 규모로 보면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 세 번째가 되고, 행정구역 면적(약 8786㎢)은 광역단체 중 여섯 번째가 된다. 양 시도는 무엇보다 현재 기준으로 재정 규모(17조3439억원)와 지역내총생산(191조6000억원)이 전국 3위 수준이 되고, 수출과 무역수지는 1∼2위권이 되는 등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2위, 세계 60위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광역경제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게 양 시도의 구상이다. 행정 기능과 비용 중복 해소, 국내외 투자 활성화, 초광역 교통망 연계, 관광·휴양·레저 등 여러 분야의 연계 발전 가능성도 통합의 이점으로 꼽는다.
다만 아직은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대가 부족하고, 차기 지방선거 전까지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촉박한 측면이 있다. 충분한 논의나 공감대 없이 단체장의 일방적인 결정이나 의지만으로 급박하게 통합이 추진될 경우 원만한 통합이 이뤄지기 힘들 수도 있다. 먼저 통합을 선언한 대구·경북 사례처럼 시·군·구의 이견이 대두될 경우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하나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공감대 없는 족솔적인 통합 추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논평을 내고 “행정통합이라는 중대한 사안이 시도민 공감대와 사회적 공론화나 정치적 협의 없이 선언적으로 추진돼 졸속 우려를 낳는다”며 “철저한 준비 없는 성급한 통합은 오히려 지역발전에 독이 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행정통합은 법적 제도화가 필수적인 만큼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의가 요구되지만, 논의조차 없었다는 점은 앞날을 어둡게 한다”며 “졸속 우려와 정치적 이해타산 등으로 점철된 준비되지 않은 행정통합 추진은 시민의 반발을 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행정통합 시 대전의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과 인적자본, 충남의 탄탄한 제조업 기반이 시너지를 창출해 성장 잠재력을 확대하고 수도권에 필적하는 광역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으로, 통합 추진 과정에서 시도민 의견을 충실히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충남과 대전은 행정통합으로 인해 얻을 장점이 확실하게 많기 때문에 민관협의체에서 시도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통합 논의가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뿌리가 같은 양 시도가 통합하면 대한민국 미래 성장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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