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60만 국내 2위·GRDP 191조 세계 60위 규모
지방소멸 극복·갈등 관리 어려움…'논의 부족' 신중 의견도
대전시청(왼쪽)과 충남도청 전경./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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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ㆍ충남=뉴스1) 이찬선 기자 = 충남도와 대전시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충남도와 대전시는 21일 공동 선언문을 내고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광역경제생활권을 구축해 세계 60위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우리나라 2위 경제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대전의 과학기술과 충남의 산업 인프라를 결합해 세계와 경쟁하며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위로부터 일방적인 통합에 대해 부정적 견해도 만만치 않아 극복할 과제다.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행정구역 체계 개혁에 공감
양 시도는 현행 17개 시도로 나뉜 행정구역 체제로는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문제나 주민들의 생활권 변화 양상 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또 비효율적인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현 행정구역 체계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이 양 시도의 판단이다.
더구나 충남과 대전은 한 뿌리라는 점, 지역적으로나 역사·문화적으로 동일한 정서와 밀접한 경제·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어 통합 추진이 비교적 용이한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고도 성장기에는 양적 발전을 위해 ‘분가’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지방 소멸 위기에 맞서 전략적 ‘합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통합하면 인구 358만명, 재정 17조3439억…전국 3위 규모
충남과 대전이 통합하면 경제력이 세계 60위 수준으로 상승하고, 각종 지표가 국내 상위권을 찍으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는 358만 명으로 전국 3위로 뛰어오르고, 면적은 8786.88㎢로 6위를 유지한다.
재정 규모는 17조 3439억 원으로 3위, 지역내총생산(GRDP)은 191조 6000억 원으로 역시 3위다.
지난 9월 말 기준 수출은 715억 달러 2위, 수입은 346억 달러 5위, 무역수지는 369억 달러로 1위다.
도 관계자는 “충남과 대전이 통합하면 수도권에 이은 대한민국 2위 경제거점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초광역 경제권을 구축해 세계와 경쟁하고, 반도체나 우주항공기술, 국방산업 등 대한민국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 광역전철 연장 광역철도망 탄생…인력감축 행정비용 절감 ‘긍정 효과’도
이장우 대전시장(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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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시도는 통합 시 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으로 △행정 기능·비용 중복 해소 △국내외 기업 투자 활성화 △초광역 도로·철도 등 교통망 연계 △관광·휴양·레저 비약적 발전 등을 꼽는다.
행정 통합에 따른 감축 인력과 예산은 미래 대응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입하고, 복지나 인구 감소 대응 등의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한다.
국내외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권한을 이양받아 첨단산업 육성, 도시개발 등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대전의 과학기술과 충남의 산업 인프라를 연계시킨다는 계획이다.
충남·대전 어디든 60분 내 이동할 수 있도록 충청내륙철도 건설과 대전 광역전철 연장 등 초광역 도로·철도망도 연계한다.
관광·휴양·레저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은 가로림만과 격렬비열도 등 충남의 해양자원과 백제유적, 대전의 쇼핑과 의료 연계가 가능하다.
충남과 대전이 가진 비교우위 자원들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윈-윈’ 구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7월 통합 지방정부 출범 목표…공론화 과정 등 시기상조 견해도
충남도와 대전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특별법 국회 통과와 청사 준비, 전산시스템 통합 등을 거쳐 2026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통합 지방정부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수로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 통합 지방자치단체 명칭과 청사 위치, 기능·특례 등 쟁점에 대한 논의를 거쳐 통합 법률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민관협의체 지원을 위한 통합추진단도 구성·가동한다.
내년에는 또 합의된 통합안을 토대로 주민 의견 수렴과 쟁점에 대한 여론조사, 권역별 설명회 및 토론회 등을 추진한다.
특별법안이 마련된 이후에는 시도의회 동의와 중앙부처 협의, 국회발의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통합안이 나오기까지 공론화 과정이 만만치 않은 데다 ‘슈퍼 광역지자체’에 대한 국회 등 정치권의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여서 실제 통합이 현실화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통합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위치 등을 두고도 의견을 모으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도내 A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대전과 충남의 행정 책임자 간의 통합에 대한 명분은 일치되었다고는 해도 현실적으로 관련 법안 마련과 주민 의견 수렴을 거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면서 “무엇보다 정치권의 반응이 낮다는 점도 조기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통합청사 위치·공무원 감소·갈등관리·인구절벽 해결 등 통합 난제로 대두
마산·창원·진해가 도시 간 통합은 했지만 이후 주민들의 갈등을 관리하지 못해 다시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구·경북통합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여론이 뚜렷하게 없는 데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현실적 문제점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자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통합 난제로는 △통합 필요성 공감 부족 △비현실적인 충남·대전 행정통합 △갈등관리 어려움 △기존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정체성 훼손 △행정통합으로 인한 기관 감소 △공무원 수 감소 △인구절벽 해결 한계 등이 거론되고 있다.
chans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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