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분쟁./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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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 기조에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규제에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도입이 막힌 중국이 레거시(구형)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국내 장비 기업에도 수혜가 이어졌지만, 중국이 관련 장비 국산화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과 피에스케이 등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중국 공급량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성철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해 대대적인 지원금을 편성하고 있고, 자국 장비를 쓰도록 독려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에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은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구형(레거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첨단 반도체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산업부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2026년 D램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는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에 등극했다.
실제 주성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4% 증가한 5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피에스케이도 영업이익 29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5%가량 늘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증착 공정에 활용되는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피에스케이는 노광 공정 이후 남은 감광액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PR 스트립 장비 등을 납품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주성엔지니어링과 피에스케이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86%와 45% 수준이다.
중국은 나우라 테크놀로지와 AMEC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회사에 자금을 투자해 온 중국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3440억위안(약 64조3300억원) 규모의 3기 빅펀드를 출범했다. 현재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와 같은 최첨단 장비 국산화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PR 스트립과 세정, 증착 등의 일부 분야에서는 국산화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 반도체 제조 기업에는 생산라인의 최소 70%가 자국 장비여야 한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며 “식각과 세정 장비 등 비(非)첨단 분야에서는 국산화율이 몇 년간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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