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억8000만 절반 2030 '젊은 국가'
인도네시아 시민이 지난달 28일 발리 덴사파르의 한 쇼핑몰에서 애플 제품을 살피고 있다. 발리=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애플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 카드를 내밀었다. 기존에 제시했던 액수보다 10배나 많다. 인도네시아가 애플의 자국 내 투자 부족을 이유로 현지에서 아이폰16 판매를 금지하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2년에 걸쳐 1억 달러(약 1,397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애플은 이달 초 자카르타 남동부 반둥에 위치한 액서사리·부품 제조 공장에 1,0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쏟아붓겠다고 공개했는데, 한 달도 안 돼 투자금을 10배나 늘린 셈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는 국내 제조 산업을 지키기 위해 자국에서 만든 부품 비중이 40%를 넘지 않는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에 국내 부품 수준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증명서를 받지 못하면 현지에서 상품 판매 허가가 나지 않는다. 만일 이 사항을 지키기 어렵다면 부품 4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투자하면 된다.
삼성전자나 중국 샤오미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이를 충족하지 못해 지난달 말 신형 휴대폰인 아이폰16과 픽셀9 판매가 금지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제품의 해외 구매도 차단했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이 약 2억8,000만 명인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국민 절반이 30대 이하 청년층인 만큼 정보기술(IT)에 친숙한 데다, 인구수보다 많은 3억5,000만 대의 스마트폰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휴대폰 제조 업체에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까닭에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증액 제안을 받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애플 측에 투자 자금을 부품이 아닌 휴대폰 연구·개발(R&D) 분야에 집중하라고 계획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아직 애플에 대한 판매 금지 결정을 해제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