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일 오후 고발인 조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다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4.11.21. [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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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모친,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22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한다.
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불상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됐다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쓰인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은 한 대표의 아내, 장인, 장모, 모친, 딸 등 5명의 것이다.
고발인은 이들의 이름으로 올 3월 15일부터 최근까지 각각 104개, 134개, 367개, 155개, 152개 등 총 900여 개의 게시글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한 대표 모친의 이름으로는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이다. 지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한동훈이 우파 정신 이어받을 사람이다. 저 좌파부부는 보수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없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
한 대표의 장모 이름으로는 “영장 기각이 한동훈 책임? 뭔 X 같은 소리?”, “당 대표가 소신을 갖고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점식 정책의장은 물러나야” 등의 글이 작성됐다.
한 대표의 아내와 장인 등의 이름으로는 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사의 사설과 기사의 제목 등을 그대로 가져온 게시글이 작성됐다.
8월 18일에는 한 대표 이름으로 “건희는 개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돼”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익명 게시판은 ‘책임당원’만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뒤 이용할 수 있다.
고발장에 따르면, 한 대표 가족 이름의 글들은 특정 날짜의 한 시간대에 몰려 불과 1, 2분 간격으로 여러 건이 올라오기도 했다.
고발장을 낸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기자에게 “처음 고발할 때는 단순히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을 두고 누군가가 당정 분열을 일으키는 것 같아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이 싫다는 마음이었다”라면서도 “그런데 국민의힘 측에서 당무감사 등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더라”라고 했다.
이어 “게시글이 달린 시점이 총선 패배 직후라는 점에서 한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적인 움직임이 포착돼 누군가에 의한 ‘당심 조작 사건’이라고 보고 추가 고발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버 보전을 신청한 후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는 홈페이지에서 본인 인증을 받은 적이 없어 글을 쓸 자격이 없다”고 했다. 대표의 가족에 대해선 “맞다, 아니다를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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