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볼 '콱' 물어버린 특수교사…피해자 가족 "합의 없다"

자기 얼굴을 할퀴었다는 이유로 유치원생의 볼 부위를 입으로 깨문 특수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사진=뉴시스

자기 얼굴을 할퀴었다는 이유로 장애 아동의 볼 부위를 입으로 깨문 특수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3단독(부장판사 박진숙)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 A씨(29)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도 명했다.

A씨는 지난 3월7일 경북 포항의 한 유치원 특수학급에서 교실 안을 뛰어다니던 B(5) 아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훈육했다. 이 과정에서 B 아동이 손으로 자기 얼굴을 할퀴자 화가 나 B 아동의 왼쪽 볼 부위를 이로 깨문 혐의로 기소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장애아동이 배치된 특수유치원의 특수교사로서 특수교육 대상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교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장애아를 돌보는 것은 그 부모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특수교사에 대한 처우가 월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행위에 대한 법률적 책임을 지나치게 과하게 물을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과의 합의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 아동 부모에게 과연 피해 아동에 대해 단 한 번의 체벌조차 한 적이 없는지 묻고 싶다"며 "이 사건 범행은 일회성에 그치고 우발적으로 저질러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피해 아동을 위해 500만원을 공탁했지만, B 아동의 부모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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