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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1년새 매출 100% 늘어난 엔비디아…주가는 왜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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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3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웃돌아

설계결험 우려 블랙웰, 예정대로 4분기 출하

호퍼와 블랙웰 모두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

높아진 시장 기대치…수익성 악화에 실망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인공지능(AI)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놀라운 실적을 또다시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답게 3분기(8~11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거의 2배 늘어났고,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은 “차세대 칩인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랍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4분기 매출도 증가세를 이어나갔지만,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엔 못 미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5%가량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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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캘리포니아 산호세 SAP 센터에서 열린 연례 엔비디아 GTC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칩 블랙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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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지연 우려 블랙웰…“4분기 출시...수요가 공급 초과”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이 350억82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4% 급증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81센트로 전년동기 대비 103%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추정치는 331억6000만달러, 75센트였는데 이를 크게 웃돈 것이다.

AI칩과 직접적 관련성이 큰 데이터센터 매출은 308억달러로, 예상치 291억달러를 웃돌았다. 이외 게이밍 관련 매출은 33억달러로, 예상치 31억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차세대칩 블랙웰은 이번 분기에 출하될 예정이고, 내년 회계연도에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랙웰뿐만 아니라 현재 최신칩 호퍼 역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호퍼와 블랙웰 시스템 모두 일정한 공급 제약이 있고,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2026회계연도 여러 분기 동안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4분기 블랙웰 매출은 당초 예상인 50억~6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블랙웰은 2분기 출하할 예정이었지만, 설계상 결함이 발견돼 출시가 지연됐다. 최근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블랙웰이 서버를 과열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보도하며 블랙웰 출시가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엔비디아는 예상대로 4분기에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다시 확언한 것이다.

젠슨 황 CEO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초 모델 제조업체들이 사전 학습, 사후 학습 및 추론을 확장함에 따라 호퍼에 대한 수요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랍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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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대치엔 충족 못 해…수익성 악화에 실망감

다만 엔비디아가 내놓은 4분기 매출 전망치는 시장의 높은 기대를 100% 충족시키진 못했다. 엔비디아의 4분기 매출 전망치 중간값은 375억달러(367억5000만달러~382억5000만달러)로,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 371억달러를 웃돌긴 했다. 하지만 일부 큰손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내놓았다. 미국 월가 큰손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에게 제공되는 비공식 시장 전망치(위스퍼넘버·whisper number)는 약 390억~410억달러에 달했다.

포레스터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앨빈 응우옌은 “엔비디아가 내놓은 가이던스는 보수적으로 잡은 것일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AI 수요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엔비디아는 해야 할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세대 칩 블랙웰 개발로 인해 압도적으로 높았던 수익성도 점차 악화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생산단계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매출 총이익률(매출을 총이익으로 나눈 값)은 3분기 75%에서 이번 분기에는 7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은 동종 빅테크 기업 중에 톱클래스다. 플랫폼·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우 비용이 적게 들어 매출총이익률이 높지만, 제조업체는 설비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초격차 기술력으로 강력한 마켓파워를 구축해 연구개발(R&D) 투입 비용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 매출총이익률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블랙웰 개발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 되다 보니 과거보다는 매출 총이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크레스 CFO는 “블랙웰 출시 초기 발생하는 비용으로 인해 매출 총이익률이 70%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내년 하반기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70%대 중반의 총마진율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0.76% 하락했던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후 장외거래에서 2.5%가량 더 떨어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20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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