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엄마 깨워 "10억 내놔", 둔기로 퍽퍽…20대 아들 감형, 왜?

둔기로 어머니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사진=뉴스1

둔기로 어머니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기소된 2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성욱)는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청구한 치료감호도 받아들였다.

치료감호는 심신장애 상태, 약물중독 상태 등에서 범죄행위를 한 자에 대해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해 재범을 방지하고자 하는 보호처분이다.

A씨는 지난 2023년 11월 대구 자택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 B씨를 깨운 뒤 "10억원을 달라"고 요구하며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를 말리던 여동생 C씨도 둔기에 맞아 상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가로챘다고 생각해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씨 아버지는 사망하지 않았다.

A씨는 "살인 고의가 없었기 때문에 죄명이 잘못됐다"라며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도구, 방법 등을 보면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고 재범 위험성도 있다'는 정신감정 결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다행히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종합해 감형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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