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답변 안 하는 전략"...'파우치' 박장범 측, 청문회 중 문자 '들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일 국회 과방위, 박 후보 인사청문회 3일차
청문회준비단 관계자 KBS 기자에 문자 보내
준비단 측, "후보자에게 문자 전달 안 했다"
한국일보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태균씨 녹취록 보도' 관련 질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가 KBS 국회 출입기자와 문자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가 청문회 중 KBS 국회 출입기자에게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 KBS 기자가 박 후보자 측에 조언하며 국회의 청문회 절차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확인된 셈이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의 3일 차 인사청문회 도중 뉴시스가 찍은 보도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을 보면, KBS 정치부 김성주 기자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청문회에 참석한 KBS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에게 "결국 그 오빠는 윤석열이 아니라고 드러남. 명택균(명태균) 오빠 그대로 받은 건 다 오보 됨"이라고 보냈다.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는 김 기자에게 "넵"이라며 "그냥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KBS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오빠 카톡' 논란 등을 소극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이 청문회에서 이어지자, 이 '오빠 카톡'을 그대로 보도했다면 오보가 됐을 것이라는 답변 논리를 기자가 정리해 전달한 것이다.
한국일보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3일 차 청문회에서 오전 10시 첫 질의자로 나선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방송 보도의 공정성 문제 등을 짚으며 "KBS가 친정권이니까 김 여사의 눈치를 보고 명태균 게이트를 축소해서 보도한다고 확신을 갖고 있고, 박 후보자도 상당히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민희 "기자가 로비스트인가"


최 위원장은 메시지 사진과 관련, "자료도 안 주고, 답변 안 하기 전략이 후보자의 전략인가"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제가 이틀 동안 (청문회가) 끝나고 받은 조언이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말 좀 줄여라'였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누가 줄이라고 하나. 용산에서 줄이라고 하나"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제 친구들이 그랬다"고 말했다.

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KBS 측과 인사청문회팀에서 주고받은 문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진실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기자가 로비스트인가"라며 "사장 후보자의 대응방안을 실시간으로 기자와 인사청문준비단이 주고받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라고 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청문회단 입장에서는 하나의 전략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지만, 과기정통위는 표결을 통해 김 기자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김 기자는 참고인 출석을 거부했다.
한국일보

박장범 KBS 앵커가 지난 2월 7일 녹화 방송된 KBS 1TV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파우치 논란'이라고 말하고 있다. KBS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박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답변 태도는 청문회 내내 지적됐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담 촬영본도 제출을 못 하겠다, 배우자 소득 자료마저 안 주겠다, 법인카드 자료는 열람도 안 시켜주겠다 하니까 청문회를 3일째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준비단은 자료를 낸다고 했다가 안 낸다고 했다가 알아본다고 했다가 연락이 두절됐다"며 "지금 국회를 가지고 노는 건지, 모욕당하기 싫다"고 비판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