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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쌀 때 사자"…'코스피 하락장'에 기업도 임원도 자사주 매입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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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까지 자사주 취득 공시 504건…이미 전년대비 20% 수준

주가부양 효과 이틀만…"외국인 수급·실적개선 중요"

뉴스1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4.11.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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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코스피가 휘청이자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임원들도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자사주를 매입하는 가운데, 보다 실질적인 기업 체질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83건, 코스닥시장에서 319건, 코넥스 시장에서 총 2건 자사주 취득 공시가 올라왔다. 이는 총 504건으로 지난 1년간 자사주 취득 공시 건수(418건)보다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삼성전자가 향후 1년간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매입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3개월간 보통주 5014만 4628주, 기타주 691만 2036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금액으로는 보통주 2조 6827억원 3759만 원, 우선주 3172억 6245만원에 해당한다.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6년 만에 이뤄지는 자사주 매입이다.

이외에도 하반기 동안 한미반도체(042700), KT&G(033780), 하나금융지주(086790), 셀트리온(068270), KB금융(105560) 등이 자사주 취득 공시를 했다.

임원들도 회사 주식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위 임원들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책임 경영'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가 4만 9900원까지 떨어졌던 11월에만 김원경 사장과 박철웅 상무를 비롯해 10명의 임원이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총 1만 6406주, 9억 1999만 원어치다. 앞서 10월에도 임원 17명이 자사주 총 3만 3318주, 총 19억 9273만 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카카오(035720) 역시 카카오 CA협의체의 황태선 총괄을 비롯해 임원 9명이 이달 8~14일 총 4억 5260만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올해 5월과 8월 각각 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다만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과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 전후인 지난 15일, 18일 이틀간 4만 9900원에서 5만 6700원으로 13.6% 올랐으나,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외국인들은 15일 하루 순매수 이후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카카오도 지난 20일 3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지난 7월말 4만원 밑으로 내려앉은 이후 4개월째 3만원선 박스권에 갇혀 있다. 연고점 6만 1900원에 비하면 40% 하락했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외국인 수급을 되돌릴 수 있도록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과거 사례에서 2016년 이후 자사주 취득은 외국인 수급, 이익 모멘텀 영향이 높았다"며 "수급 트리거가 되는 것은 수급 영향력이며 AI 경쟁력 열위, 이익모멘텀 약화에 대한 전환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져야 주가 부양 효과가 클 거라는 제언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소각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전자도 3조원이 아닌 전량 자사주 소각이었다면 주가 부양 효과가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을 위한다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소각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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