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순방 마무리, 21일 귀국
이준석 폭로, ‘공천 개입’ 의혹 확산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여권 갈등 불씨도 여전
예산 정국 난맥에 인적 쇄신 늦어질 가능성
김 여사 특검 없는 ‘쇄신’ 효과 의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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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중남미 순방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는 21일 귀국과 함께 본격적인 정치의 시간에 돌입한다. 순방 기간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대통령실의 언론 탄압 논란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고조됐고, 대야 관계와 여권 내 갈등 등 미해결 과제도 쌓여있다. 국민적 의혹을 외면한 채 ‘국민만 바라보겠다’고 하는 방식으로는 여론을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여권에서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14일부터 5박8일의 순방 기간 “지금은 외교의 시간”이라며 국내 정치 사안에 일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외교·안보 분야를 현 정부 주요 성과로 꼽아온 만큼 순방 성과가 국내 이슈에 묻혀선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의 시간을 마친 윤 대통령 앞에는 정치적 난제가 산적해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이 계속 확산하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 대통령 출국일인 지난 14일 윤 대통령이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자 공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등 일부 인사의 실명을 언급하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공천 개입의 통로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 확인이 힘든 데다 윤 대통령의 지난 7일 “어찌됐든 사과”로 비판이 거셌던 만큼 추가 대응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구속됐으니 공은 수사 기관으로 넘어갔다는 인식이 많다. 이 의원의 폭로를 두고도 “일방적인 주장에 대통령실이 입장을 낼 이유는 없지 않겠나”라고 여권 관계자는 말했다.
대통령실의 언론 탄압 논란이 이어지는 것도 악재다. 윤 대통령 골프 논란을 취재한 기자가 입건되자 야권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입틀막’하고 있다”고 비판 공세를 높이고 있다. 이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홍철호 정무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 대통령 기자회견 중 ‘정확히 무엇을 사과하는지’ 물은 기자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자의 질문을 평가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대통령실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그런 종류의 발언은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봉합 시도는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여권 분열부터 막고 야당과 각을 세우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전략이었는데 한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와 친윤석열(친윤)계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대통령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공식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 하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민생 정책과 ‘인적 쇄신’을 통해 여론 환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인사 개편과 개각은 국회 예산 정국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야 관계가 여전히 경색돼있어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다음 달 2일을 지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은 내년 초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모두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은 거부하는 상황에서 특별감찰관 임명만으로 쇄신 효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내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방향은 옳다고 생각하는데 이거를 과연 국민이 얼마나 체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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