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오전 3시 25분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 브란스크주에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방공시스템이 6발 중 5발을 격추했으며 나머지 1발에도 손상을 입혔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성공적 공습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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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의 성패를 떠나 이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첫 사례다. 미국 정부가 아직 승인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 승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전 우크라이나에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수개월간 미국에 요청했으나 미국은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며 이를 들어주지 않았었다.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1000일째를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확전일로에 접어들게 됐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 벌어진 나토 회원국의 미사일 공격은 나토의 직접 개입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이날 에이태큼스 타격은 전쟁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러시아는 이날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핵 교리(독트린)를 발표했다. 이번 개정에서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러시아와 동맹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10월 26일 러시아 플레세츠크의 발사장에서 야르스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시험발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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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이같이 개정한 배경은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전 세계 핵탄두의 88%를 보유한 주요 핵보유국으로, 러시아가 에이태큼스 발사를 중대한 위협으로 평가한다면 핵 대응에 나설 수도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러시아 고위관리들은 앞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이용한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까지 신속한 종전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휴전 협상에 대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의도로 전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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