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11.18.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칼바람' 심사를 예고했지만 실제론 이른바 '이재명표' 사업 예산 등에 대한 협상 과정에서 결국 절충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의 개식용 종식 폐업·전업 지원 예산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1147억9300만원의 증액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예산안에 나온 관련 사업 예산 544억1300만원의 2배 이상이다. 정부의 원안 유지와 22억7800만원에 대해 1건 증액 의견을 제시한 국민의힘보다 훨씬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민주당은 폐업 후 향후 2년 간 소득이 없을 육견농가에 최저생계비, 조기종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452억7000만원이 증액돼야 한다고 입장이다. 또 개식용 종식을 목적으로 한 무허가 개농장 지원금에 관해서도 250억원이 증액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민주당은 개식용 종식이 김 여사의 관심 정책이라며 삭감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실제 심사에서는 증액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정권에 각을 세우기 위해 예산을 정쟁으로 몰고 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바라보고 (대규모 정부 예산 삭감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며 "다만 1000만명이 넘는 반려동물 인구를 감안했을 때 육견금지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석해 손뼉치고 있다. 2024.11.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조4000억원에 대한 '칼질'이 예고됐던 정부의 예비비도 3000억원을 줄이는 선에서 여야가 잠정 합의를 이뤘다. 앞서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정부가 편성한 예비비 4조8000억원의 50%를 감액하기로 단독 의결했으나 전날 기재위 여야 간사가 잠정적으로 재합의를 본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이 예고한 만큼의 대규모 예산 삭감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검찰 등 사정기관 예산에 대한 '칼바람' 심사를 예고했다. 삭감이 예고된 사업으로는 김 여사 관심 사업으로 지목한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관련 예산을 정부안보다 74억7500만원 감액한 433억5500만원으로 책정했다.
'용산공원 어린이정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 어린이정원 조성 사업을 위해 41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229억원을 삭감하겠다고 했다. 토양 오염으로 인한 발암물질 검출 가능성 등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동해 유전 프로젝트 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도 관건이다.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은 505억원이지만 민주당은 전액 삭감을 예고했다. 이 사업은 윤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기도 했던 사안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관련 예산안을 10%만 삭감하기로 했지만 민주당 예결특위 위원 상당수가 예산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사정기관 예산 삭감도 예고했다. 정부는 검찰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587억원으로 편성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이 감사원 예산(특활비 15억원·특경비 4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경찰의 특활비 32억원, 특경비 6481억원에 대해서도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부터 예결특위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를 시작한다.2024.1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방어해 '정부 예산안'을 원상복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5년 예산 심사 방향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민생 최후의 보루인 예산마저도 이 대표 방탄과 정치 공세에 활용한다"며 "이 대표 방탄을 목적으로 한 일방통행식 묻지 마 삭감 예산은 인정될 수 없고 정부안대로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민주당은 '내가 깎았다'는 것을 (지지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해 검찰 특활비나 정부 예산을 삭감하려는 것"이라며 "그러나 엉터리 예산 심사는 (여당 입장에서) 수용할 여지가 더 없다"라고 했다. 다른 여당 의원은 "민주당의 목적은 고등학교 무상교육, 지역사랑상품권 등 (이재명 대표의) 사업 예산을 따내기 위해 일단 샅바 싸움을 하려는 것"이라며 "결국 여당과 합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4대 민생범죄 수사 등에도 쓰이는 수사기관 예산을 무리하게 삭감할 경우 민주당이 비판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고 바라본다. 신 교수는 "(여야 막판 합의를 통해) 정부안이 어느 정도는 복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야가 끝내 예산에 관해 합의를 내지 못하면 '준예산'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준예산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12월2일을 넘겨 같은달 31일까지도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전년도에 준해 경비를 집행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