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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대기업 계열사끼리 파생상품 악용한 채무보증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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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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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익스와프(TRS) 등 파생상품을 계열사 간 채무보증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적용되는 탈법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9일까지 행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은 동반 부실화 등을 막기 위해 국내 계열회사들끼리 하는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대기업에서 TRS라는 파생상품을 채무보증처럼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남에 따라 편법적 채무보증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고시 제정안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국내 회사가 발행한 채무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TRS 등의 파생상품을 계열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수하는 것을 탈법행위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채무증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TRS, 신용연계채권, 신용부도스와프 등을 적용 대상으로 한정했다. 이들 자산은 채무적 성격을 띄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이나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설계된 TRS 등 파생상품은 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계약 기간 내 전환권이 행사된 전환사채도 탈법행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계약상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상태에서 전환권이 행사되면 사채였던 기초자산이 주식으로 바뀌는 점을 반영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특수목적법인을 중간에 두고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기관과 함께 특수목적법인도 거래당사자에 넣었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4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사실상 개인 회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의 경영난을 해소하려고 효성투자개발과 특수목적회사간의 TRS 거래를 이용해 자금을 대줬다고 판단해 제재했다.

지난해에는 CJ그룹 계열사들이 TRS 계약을 통해 부당한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섰다. 다만 공정위는 TRS를 통한 부당 지원의 경우 사후 규제 대상이고 부당성도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번 고시는 제정일로부터 6개월 이후 대기업집단이 새로 계약한 파생상품부터 적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문가, 관계 부처,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정상적인 거래가 위축되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했다”며 “제정안이 시행되면 탈법행위 차단뿐 아니라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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