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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재명은 신의 사제’ vs ‘피의자’…민심 드러날 1차 분수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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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이후 친명(친이재명)계의 강경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이겠다”(최민희 의원)는 발언에 이어 이 대표를 ‘신의 사제’, ‘신의 종’으로 암시하는 글까지 올리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충성 경쟁에 나선 친명계와, 사태를 관망하며 일단 이 대표를 두둔하는 비명계까지 현재로선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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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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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형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보다 어려운 재판으로 꼽히는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25일 나오고, ‘대장동 재판’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 선고도 줄줄이 예고돼 있어 강경 투쟁만으론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도층 여론이 이재명 운명 가를 것”

관건은 중도층 여론이라고 정치권에선 분석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던 동력은 광화문 광장에 자발적으로 나선 일반 대중이었다는 것이다.

‘야권이 피의자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건지’, 아니면 ‘야당 대표를 정치적으로 죽이려는 탄압이 가해지는 것인지’에 대한 중도층 판단에 따라 흐름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 1차 분수령으론 23, 30일 장외집회가 꼽힌다. 지난 3차례 장외집회에는 야권 지지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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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8일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후보자로부터 선서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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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장외집회에 중도층이 합류해 점점 규모가 커질수록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야권 지지층의 정권 성토 대회로 흐를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중될수록 민심이 떠날 가능성이 있다. 중도층 여론이 흔들리면 지금의 단일대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리스크를 줄이려면 재판부를 자극하는 행동을 줄이고 이 대표는 민생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일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 투자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21일에는 전국상인연합회 간담회를 개최한다. 27일에는 고교 무상교육 방침을 알리기 위해 학교 방문 일정을 계획 중이다.

◆“민주당 아버지에서 신의 사제로”

현재 친명계는 이 대표를 감싸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지난 17일 이 대표가 빗속에서 연설하는 사진과 함께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글귀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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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러면서 “더 훌륭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라고 썼다. 이 대표를 과도하게 엄호한다는 논란이 빚어지자, 이 의원은 다시 글을 올려 “이 대표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나 또한 내가 하지도 않은 말로 비난을 받나 보다”며 “이 대표를 ‘신의 사제, 신의 종’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글귀를 인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같은당 최민희 의원도 “이미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다”며 “비명계가 움직이면 제가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19일 “이 대표가 마침내 신의 문턱에 다다른 듯하다”며 “대한민국 법원의 판단이 이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에서 이제는 핍박받는 ‘신의 사제, 신의 종’으로 격상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논리라면 대한민국 사법부는 신성 모독의 사탄이자, 대한민국 법치주의는 불의를 실현하는 도구일 뿐이다”며 “도대체 정치가 얼마나 타락하면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보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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