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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선착순 4만원’ 청년 문화비, 공무원들 선점 사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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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부서, 신청자 모집 당일 돼서야 공고문 올리고 홍보

이틀 전엔 공무원들에 공고문 보내 미리 알 수 있도록 해

감사위 “대상 편중 등으로 민원 제기, 공정성 하락 결과”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제주도 거주 청년에게 1인당 문화복지포인트 4만원을 선착순으로 지원한 사업을 조사한 결과 공무원들이 혜택을 미리 알고 신청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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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 추진계획과 청년 대상 타 지원사업을 비교한 내용. (사진=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추진사업 관련 조사결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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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 담당 부서에 대한 경고와 관련자 주의를 도지사에게 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감사위가 지난 11일 누리집에 올린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추진사업 관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담당 부서는 접수 시작일인 지난 5월 22일이 돼서야 사업 공고문을 게재하고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또 접수 이틀 전인 같은 달 20일 도본청 등에 청년 복지포인트 사업 시행 공고문을 보내 공무원들이 일반 청년보다 먼저 해당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감사위는 문화기본법, 청년기본법, 행정절차법 등 관련 법령과 타 지원사업의 지원 요건 및 사전 공고 일수를 기준으로 들며 “신청자에게 공정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전 홍보 등의 조치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사전 공고 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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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 대상자별 신청 현황. (사진=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추진사업 관련 조사결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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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사업은 접수 시작일인 5월 22일 예정 인원 1만명을 초과한 상태로 마감됐으며 신청자 중 일반인은 8920명(89.2%), 공무원은 1080명(10.8%)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도내 거주하는 청년들 15만 8624명 중 일반인이 15만 5450명, 공무원이 3174명인 점을 고려하면 신청자 가운데 일반인은 5.74%, 공무원은 34.03%로 집계된다는 점에서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감사위는 설명했다.

감사위는 “대상 편중 및 정보 제공 시기 불합리 등에 대한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도 차원에서 관련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과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하고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는 지난 5월 22일 오전 9시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신청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제주에 거주하는 청년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선착순 1만명에게 1인당 연 4만원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모집 초반부터 신청자들이 몰리며 4시간여 만인 오후 1시 11분께 조기 마감됐다. 사업 내용에 적힌 모집 기간은 한 달 뒤인 6월 21일까지였다.

이에 제주도청 누리집에는 ‘공무원을 위한 정책인 것 같다’는 취지의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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