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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국민주 네카오 반토막…규제가 키운 불신[시장의 경고]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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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31.2%·카카오 59.3% 하락

카카오 그룹 정조준 수사…네이버 '정치적 편향성' 논란

[편집자주]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대표 수출주 삼성전자는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추락 중이다. 주식을 판다는 것은 미래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전쟁 후 폐허를 딛고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한국에 정작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희망이 없다'는 시장의 경고를 언제까지 외면할 셈인가.

뉴스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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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힐 정도다. 투자심리 붕괴로 국내 증시 하락세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심화하고 있고 한국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나 코인시장으로 대거 탈출했다.

19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최근 석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금액은 14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탓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외인 투자자 보유주식 비중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내외 변수에 따른 자금이탈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국내 증시의 회복력이 낮아도 너무 낮다.

기저에는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이 많은 데다 배당, 주주 환원 등에 소극적이다 보니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가치투자 기조는 사라진 지 오래됐다. 대신 단기 매매가 성행하며 불신이 깊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밸류업에 총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정치논리와 규제가 기업혁신까지 가로막는다. 한국 자본시장을 둘러싼 불신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기업경영을 정치 잣대로 재단하는 특유의 경제구조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빅테크들과 인공지능(AI), 디지털 주권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국내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 이같은 환경은 소모적이다. 국민주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주가는 2년 사이 30% 이상 빠졌다.

해당 기간(2022년 5월∼2024년 11월 15일 기준) 국내 코스피 지수가 6.9% 하락했다는 점에서 하락 폭은 과도하다.

실적이 나쁜 건 아니다. 네이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카카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치투자 기조가 희미해지며 실적이 주가를 견인하는 시기가 지난 영향이 크다. 라인야후 매각 논란은 상반기 네이버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카카오의 경우 쪼개기 상장으로 기업 가치가 분산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일차적인 책임은 기업에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 정치가 개입하며 부침을 키웠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의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도 전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포토라인에 세웠다.

사용자 편익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한 카카오 택시는 정부에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찍히며 수백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됐다.

카카오 그룹의 예상하지 못한 악재는 주가 하락을 부추겼고 2022년 당시 하루 평균 300만주 이상 거래되던 국민주는 현재 거래량이 100만주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네이버의 경우 AI에 주력해야 할 시점에 정치권의 뉴스 편향성 문제 제기에 소모적인 논쟁을 이어갔다.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전 세계 유례없는 압박까지 받고 있다. 알고리즘은 IT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기에 비공개가 원칙이다.

결국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에 도입했던 AI 기능을 하나둘씩 없애고 있다.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는 정치적 질문을 회피하며 혁신의 가치가 희석됐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네이버, 카카오에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정치 잣대는 IT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리스크"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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