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9 (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트럼프 당선 후 첫 김정은 메시지 “미국 더러운 정체성…핵무력 강화 불가역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한이 10년만에 인민군 대대장 및 대대정치지도원대회를 개최했다. 일선 부대 지휘관들을 한자리에 모두 모은 것으로, “전쟁 준비 완성” 임무를 부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도 진행됐다. 김 위원장의 이번 대외정세 관련 연설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후 첫 연설이란 점에서 간접적인 대미 메시지도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세계일보

북한 제4차 조선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년 만의 대대장 대회 “실전 능력 제고”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보도에서 지난 15, 16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진행됐다고 공개했다. 1차는 1953년 전후 김일성 집권기, 2차는 2006년 김정일 집권기에 열렸고, 3차는 2014년 김정은 집권 초 개최됐다. 김일성·김정일 집권기 1차례 개최된 것과 달리 김정은 집권 들어 2차례 개최됐다.

통신은 이번 대회가 “공화국 무력의 최정예화, 강군화를 위한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한 역사적 회합”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재래식 전력 격차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벌어지자 북한은 핵개발에 올인했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력뿐만 아니라, 재래식무기 개발과 현대화, 실전 전투 능력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전쟁 준비 태세, 실전능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회 둘째날 현장을 찾아 “동무들은 주권사수, 국권수호에 대하여 구호나 웨(외)치고 맹세나 다져서는 안 되며 언제 어떤 정황에서 어떤 전투임무가 맡겨지든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 “말하고 결의하는 대대가 아니라 명령을 받으면 즉각 싸울 줄 아는 대대로 준비시키는 것이 반드시 도달해야할 목표이고 이번 대회 정신”이라고 연설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연설이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라는 강령적 연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전에서 대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나는 앞으로의 전쟁에서 대대들을 기본단위로 하여 임무를 떨구고 독자성을 부여해주며 적극 활약시키면서 대대들의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자고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

북한 제4차 조선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핵무력 노선 변화없다” 외친 대외인식

김 위원장은 지휘관들에게 “전쟁준비”를 “완성”해야 한다고 수차 강조하면서 한반도 및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도 공유했다.

김 위원장은 “미·일·한 3각군사쁠(블)럭이 자기의 위협적 성격을 보다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완전한 핵동맹으로 변이시키고 미·일·한 3각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아시아판 나토》를 서둘러 출범시킨 미국은 한국과 그 주변에 매일과 같이 전략적 군사장비 수단들을 투입하고 나토 성원국들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무력을 끌어들여 침략전쟁에 숙달시키기 위한 각양각태의 훈련을 맹렬히 벌리고있다”고 했다. 또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은 확대되고 있으며 그 침략의 예봉은 미국의 가장 적대적인 적수이며 가장 오랜 교전국인 우리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놈들과 한국놈들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행위들에 접근하고 있다”며 “평화와 안정의 파괴집단의 우두머리 미국의 더러운 정체성은 우리가 어떠한 전략적선택으로써 우리의 적수들을 다스려야 하는가를 반복적으로 체감케 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일보

연설하는 북한 김정은.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 노선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핵무력강화로(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지 오래며 이제 남은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했다.

또 “나는 최근에도 여러번이나 우리의 선택이 바뀔 수 없으며 또 바뀌여서도 안 되는 지정학적 변화와 그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하여 피력했다”며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없이, 만족없이, 부단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전 남의 일 아냐” “군사충돌 명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파병을 염두에 둔듯한 발언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돌격대로 내세워 벌리고있는 로씨야(러시아)와의 전쟁을 철두철미 실전경험을 늘이고 군사적 개입범위를 전세계에로 확대하기 위한 전쟁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미국의 전쟁상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지원을 계속하면서 전쟁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으로 하여 보다 많은 나라들이 여기에 말려들고 국제안보형세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수 있다는 불안을 키우며 더욱 위험한 지경에로 치닫고 있다”며 “언제 어느 지역에서 전쟁이 터질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또 “세계는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의 사용을 목도하면서 조선반도 역시 무력충돌사태 발생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전쟁준비완성에 총력을!》, 이것이 현 정세의 요구이며 우리 무력의 각급이 높이 들고나가야 할 전투적 구호“라며 유사시 대비를 강조했다.

또 “전쟁의 불구름이 항시적으로 무겁게 떠도는 이 땅우(위)에서 기필코 군사적 충돌이 있게 될것은 명백”하다며 “적들의 사소한 도발책동도 즉시에 철저히 제압분쇄할 수 있게 항시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

북한,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 개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 “러시아 추가 파병 염두에 둔 듯...한반도도 일촉즉발 인식”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연설내용은 마치 왜 지금 실제 전쟁을 준비해야 하고, 러우 전쟁에 북한 인민군을 파병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어 “특히 중동,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현대전 양상에 주목하면서 실전경험, 현대화된 무기적응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번 대대장, 정치지도원 대회는 인민군의 러시아 파병이 알려질 가능성을 대비하는 측면으로 파병에 대한 정당화, 합리화 논리가 상당수 포함됐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더러운 정체성’을 언급하면서 강력한 대미 메시지를 발신한 점도 눈길”이라며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미국의 정체성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가정하고, 핵무력을 중단없이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 견지하고 있다”고 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차 대회에서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했다면, 이번 4차대회에선 핵무력 완성 등 지난 10년간 김정은 체제 하의 국방성과를 과시하고 영관급 이하 장교들의 절대복종, 결사옹위 강조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 중심의 유일영군체계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설의 핵심내용은 전쟁준비완성과 핵무력강화노선 지속”이라며 “핵무력의 제2의 사명(유사시 선제공격 가능)을 재언급하며 일촉즉발의 한반도 상황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에게 보내는 김정은의 첫 메시지”라며 “미국·서방의 대북한 위협 및 전세계 군사적 개입이 가져온 불안정성, 북한의 불가역적인 핵무기 고도화 등을 강조하며 향후 트럼프 정부의 ‘전환적’ 정책 변화 유도를 위한 메시지”라고 했다. 대대 단위 임무에 독자성을 부여하고 구체적으로 실전에서의 사명을 강조하는 등의 언급을 두고는 “한반도 위협 상황 대비용 및 대대급 단위들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