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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野 "신의 사제"까지 꺼냈다…이번엔 신격화로 '이재명 방탄'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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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가운데), 이해식 비서실장(오른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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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훌륭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야말로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이재명 대표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이 의원은 “그는 내면에 깃들어 있는 신성에 귀 기울임으로써 쾌락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고 어떤 고통에도 상처받지 않으며 어떤 모욕에도 해 입는 법이 없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를 신에 빗댄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글귀를 인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 대표를 향한 민주당 의원의 엄호가 신격화·우상화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뒤, ‘이 대표=피해자’ 프레임을 한층 격화시키고 있어서다. 앞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한다). 움직이면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종교적 광신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1심 선고 후 처음 열린 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 대표를 변호하는 웅변대회(大會)를 방불케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은 누가 봐도 명백한 사법살인”이라고 포문을 열자, 7명의 최고위원은 앞다퉈 논거를 보탰다. “권력 압박에 합리성을 잃은, 흑역사 재판”(김민석 최고위원) “검찰의 왜곡, 날조한 기소에 의존한 정치 판결”(한준호 최고위원)라고 거들었다. 정작 당사자인 이 대표만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통과돼야 한다”며 자신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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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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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를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비교했다. “김대중이 죄가 있어 사형을 선고받았나”(정청래)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넘어 살아난 것처럼 이 대표는 무도한 탄압을 뚫고 승리할 것”(진성준) 등이다. DJ 이후 24년 만에 처음 연임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은 “이재명 체제가 공고하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신군부가 주도한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려 사형 확정을 받았다가, 재심을 청구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개인 비리 혐의가 아니었다. 반면에 이 대표가 직면한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등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느냐” “거짓말을 요구했느냐” 등을 다투는 문제다. DJ 측근이었던 한 정계 인사는 통화에서 “독립운동 투사와 도둑질했다는 의심을 받는 사람을 어떻게 비교를 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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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최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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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도 이런 당의 모습에 “눈을 감고 싶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면서도 “당분간 이 대표를 호위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거법 위반 확정시 대선 선거 보전금 434억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도 맞물려있다. 169명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게 인질로 붙잡힌 것일까. “대안 없는 이재명 일극체제가 만든 자화상”이라는 자조가 적지 않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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