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대대급 지휘관 대회'
"우크라전, 美·서방 책임" 강조
통일부 "러 파병에 軍心 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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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선 대대급 지휘관을 소집해 핵무장 의지를 다지며 전쟁 준비에 총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러시아 파병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다잡고자 대남 적개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14~1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 이틀 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 강화는 불가역적 정책”이라며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 없이, 만족 없이,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일본의 군사협력을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 요소로 꼽으며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사시 미국과 추종국 군대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같은 군사동맹의 간판을 쓰고 조선 지역에 버젓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쟁 준비 완성은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미 대선 뒤 미국을 직접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미국과 서방으로 돌리면서도 북한군 참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이 군사 개입 범위를 전 세계로 넓히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였다”며 “미국의 전쟁상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군사 지원을 계속하며 많은 나라들이 말려들었고, 국제안보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부대를 지휘하는 대위~소좌(한국의 소령)급 대대장과 사상 교육을 맡은 대대정치지도원 등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2014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열렸다.
정부는 10년 만에 일선 장교를 모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한 부분에 주목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내 러시아 파병 소식이 퍼진 것을 고려해 군심을 다잡고자 적개심을 고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도 “불만·동요를 사전에 통제하기 위한 의도”라며 “핵무력을 언급해 대남 압박 의도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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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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