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9 (화)

이슈 미술의 세계

장애인·비장애인 배우 한 무대에…"소년의 아픔, 몸짓으로 표현합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창작 연극 '몬스터 콜스' 개막

英 아동문학상 카네기상 수상작 연극화

집·학교서 고통받는 10대 소년의 성장기

12월 5~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이데일리

연극 ‘몬스터 콜스’ 연습 시연(사진=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연극 ‘몬스터 콜스’ 연습 시연(사진=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연극이 관객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12월 5일부터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몬스터 콜스’ 얘기다. 영국 아동 문학상인 카네기상을 받은 동명의 소설을 실험적인 공연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라 이목을 끈다.

‘몬스터 콜스’는 아픈 엄마와 아빠의 부재, 학교에서 받는 소외 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10대 소년인 주인공 코너에게 밤마다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몬스터가 찾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독특한 이야기를 통해 코너가 새로운 진실을 마주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작품에는 김원영(지체장애), 이성수(시각장애), 지혜연(청각장애) 등 장애인 배우 3명과 김도완, 홍준기, 황은후, 민유경 등 비장애인 배우 4명이 출연한다. 총 7명의 배우가 코너와 주변 인물을 번갈아가며 연기하며 각기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닌 몸짓과 목소리로 소년의 아픔을 표현한다는 점이 관극 포인트다.

연출은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뮤지컬 ‘온 더 비트’ 등의 민새롬 연출이 맡았다. 민 연출은 18일 국립극장 뜰아래 연습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코너가 겪는 감정을 다양한 질감으로 표현해 누구나 삶에서 겪을 수 있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민 연출은 “1인 1역 방식이 유효할 때가 있고 때론 불충분할 때가 있는데 ‘몬스터 콜스’는 후자였다”면서 “인물 내면의 성질이 다층적이고 복합적이라 여러 명이 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술 콘셉트에 대해선 “몬스터의 실체를 서술로 흩뿌리는 방식을 지향점으로 삼아 관객이 책을 읽을 때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각색은 연극 ‘은의 혀’, ‘견고딕 걸’ 등의 박지선 작가가 책임졌다. 박 작가는 “삶의 모순 속에 있는 인간이 발견하는 진실과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의 고군분투를 담아내는 데 각색의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연극 ‘몬스터 콜스’ 민새롬 연출(사진=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연극 ‘몬스터 콜스’ 콘셉트 포토(사진=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독창적인 연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들은 지난 8월부터 ‘디바이징 디렉터’와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며 각자의 특성에 맞는 움직임과 발화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다.

황은후는 “다양한 몸이 얽혀 하나의 인물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듯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성수는 “시각장애인이 되면서 느낀 바와 일상 속 모순과 부조리함에 맞닥뜨렸을 때의 감정을 끌어올리며 몸짓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지혜연은 “서로 다른 조건을 지닌 배우들과 서로 배려하고 어루만지며 내면이 탄탄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시야가 한층 더 넓어졌다”며 “‘몬스터 콜스’는 가치관 변화를 일으킨 인생의 터닝포인트와 같은 작품”이라고 힘줘 말했다.

‘몬스터 콜스’는 5명의 수어 통역사가 배우들의 서술과 움직임을 함께하며 그림자 통역으로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무대 위 변화, 배우들의 움직임은 폐쇄형 음성해설로, 대사는 영상 속 한글자막으로 제공한다. 공연장에는 점자를 포함한 프로그램북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원영은 “진실을 마주하는 두려움과 공포를 적극적이고 파괴적으로 다루며 인간의 여러 층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라며 관람을 독려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