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야외도서관이 열린 지난달 20일 한 어린이가 보호자와 걷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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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교사는 아이가 놀 때 사고가 나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 2m 높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던 5세 아이가 떨어져 다친 것을 이유로 교사가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서울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낸 자격정치 처분 취소소송에서 금천구의 손을 들었다.
A씨는 2022년 2월 금천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 담임교사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 A씨의 지도하에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이 중 5세 아이가 ‘매달려 건너기’ 놀이기구에서 떨어졌다. 높이는 2m 정도다.
아이는 아래팔에서 엄지손가락 쪽에 있는 뼈(노뼈)와 아래팔에서 새끼손가락 쪽 뼈(자뼈)가 부러졌다. 병원은 12주간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천구청은 9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보호를 게을리 해서 영유아에게 생명·신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며 A씨의 보육교사 자격을 3개월 정지했다.
A씨는 그네를 타다가 미끄러진 다른 아동을 살피고 있어서 다친 아동을 못 봤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에게 놀이기구를 혼자 이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어, 아이가 다친 것이 맞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영유아는 성인보다 주의가 부족하고 호기심이 강해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높다”며 “보호자의 위탁을 받은 보육교사인 원고가 영유아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험을 ‘미리 알리지 않은 것’도 문제로 봤다. 놀기 기구 표지판에는 이용 연령이 6~12세로 표시돼있었다. 별도의 안전장치도 없었다. 만 5세 아동이 추락해 큰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방치됐다는 취지다.
그네에서 떨어진 다른 아동을 돌보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그네의 위치와 놀이기구 위치가 멀지 않아 이 놀이기구를 혼자 이용하지 못하게 통제할 수 있었다”고 봤다. 이어 “원고는 사고 직전 피해 아동이 해당 놀이기구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장면을 촬영해주기도 했다”며 A씨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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