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관사업 지주사 전환우선주 담보
홍콩 IPO 실패로 지분 5년째 계속 보유
회사는 손실 누적으로 '자본잠식→무감삼자' 반복
상장 기약 없어 담보대출 차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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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시네마그룹(Asia Cinema Group Ltd.)은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8970만달러(약 1240억원) 규모의 외화대출을 받았다. 대출 만기는 2년이지만, 1년 후부터 만기 전이라도 조기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이 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CJ그룹 영화관 사업 계열사인 CJ CGV가 최종 상환 책임을 지기로 했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은 대표적인 조세 회피처(Tax Haven)인 케이만군도(Cayman Islands)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MBK와 미래에셋PE가 CGI홀딩스의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CGI홀딩스는 CJ CGV의 아시아 지주사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소유·관리하고 있다.
자금조달 주관을 맡은 대신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아시아시네마에 외화대출을 해 줬다. 동시에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담보 역할)으로 유동화사채를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SPC와 외화스와프(CRS) 계약도 체결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달러화 대출 원리금 상환액 급증이나 급감을 헤지(hedge)하기 위해서다.
MBK와 미래PE는 2019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CGI홀딩스 CPS 28.57%를 3336억원에 인수했다. CGI홀딩스는 중국 영화관 사업을 하다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합병해 CJ CGV의 아시아 영화관 사업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CJ CGV는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2023년까지 홍콩 IPO를 약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영화관 사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상장이 어려워졌다. CGI홀딩스와 자회사들은 베트남 법인 1곳을 제외하고는 2021년과 2022년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2023년, 올해 3분기까지 손실이 지속되는 등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디면서 정해진 기한 내 상장에 최종 실패했다. 누적 손실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문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CJ CGV는 CGI홀딩스 상장에 실패하면 매수선택권(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사올 수 있다. 하지만 CJ CGV도 자금력과 재무상황이 악화해 FI들의 지분을 되사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FI들의 엑시트 압력이 지속되면서 지분 일부를 콜옵션을 행사해 매입했다. 올해 3분기에 되산 지분만 8.7%에 이른다. 이에 따라 CJ CGV가 보유한 CGI 홀딩스 지분은 82.52%로 늘었다. FI 지분은 17%대로 줄어든 상태다.
최근에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잇따라 무상감자를 실시하고 있다. 무상감자로 발생한 자본잉여금으로 누적 결손금을 상계 처리해 자본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자본잠식을 면할 수 있다. 지난해에 감자비율 15%의 무상감자를 실시했고 올해 12월에도 37.49%의 무상감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상장을 추진할 수 없어 감자를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CJ CGV에 지분을 팔지 못한 FI들은 보유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지분 매입 때 빌린 차입금을 계속 차환(롤오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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