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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中 LCD TV 공세에 재료비까지 올라···이중고에 우는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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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3분기 패널 매입액 급증

中, 경쟁사 사업 철수로 LCD 공급망 장악

韓 TV 패널 가격협상력 약화 우려

TCL 등 패널·세트 수직계열로 가격 낮춰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빠르게 잠식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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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저가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TV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장악하면서 국내 TV 제조사인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중국 위주로 개편된 LCD 패널 공급망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협상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는 데다 미니 LED 등을 필두로 한 중국 TV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잠식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17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의 TV 사업에서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비용은 전년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이 5조 9019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3764억 원) 대비 1조 5000억 원 넘게 상승했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입액 비중도 작년 3분기 8.8%에서 올해 1분기 들어 10%를 넘겼고 3분기 들어 11.2%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1분기 매입액 1조 9091억 원에서 2분기 1조 9219억 원으로 소폭 올랐고 3분기에는 2조 원대를 넘기는 등 상승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대비 11% 올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TV 디스플레이용 LCD 모듈 매입액도 2조 4557억 원에서 3조 70억 원까지 올랐다. 매입액 비중은 작년 38.9%에서 올해 42.4%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BOE와 CSOT 등의 업체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전반적인 정보기기(IT) 시장 부진으로 LCD 전방 수요가 저조한 편임에도 중국 패널 업체들의 인위적인 생산조절로 패널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DSCC에 따르면 LCD 패널 공장 가동률은 1분기 77%에서 2분기 85%로 소폭 오른 뒤 3분기 84%로 내렸다. 4분기에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통상 국경절에 1~2일 공장을 멈췄던 중국 업체들의 올해는 1~2주간 가동을 중단했고 LCD 패널 공장 가동률은 4분기 78%로 3분기(85%)보다 7%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DSCC는 이러한 조치의 여파로 내년 1월까지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면서 “중국 업체들은 가동 중단을 통해 공급을 계속 통제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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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가격 조절이 가능한 것은 한국과 일본 등 경쟁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모두 철수하며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탓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9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CSOT에 매각하며 공식적으로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했고 일본 샤프도 이 시기 대형 LCD 패널 생산을 중단했다. 대만 AUO가 아직까지 LCD 패널 사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량이 미미해 판도를 바꾸기는 어렵다.

가격경쟁력 약화는 TV 시장에서의 중국 업체 약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들이 패널·세트 수직계열 체계를 구축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LCD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니 LED와 QD-LCD 제품 위주로 프리미엄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TCL의 경우 자회사 CSOT로부터 LCD 패널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 받으면서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위주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룹 관계사를 통해 패널을 대량 조달하는 방식으로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왔는데 이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이는 점유율 측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작년 43%에서 올해 30%까지 급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20%로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16%에 그치며 4위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14%에서 24%까지 상승했고 TCL 점유율도 11%에서 17%까지 올랐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미니 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2% 급증해 국내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추월했다. QD-LCD 제품 생산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공급망 대안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TV용 패널 가격 협상에서 열세”라며 “중국 정부 주도로 LCD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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