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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검찰과 법무부

[단독]“명태균, 대선 때 김건희 검찰 서면조사 대책회의도 알았다”···긴밀관계 유지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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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명태균씨가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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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검찰 서면조사 대책회의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17일 제기됐다. 해당 서면조사 사실이 1년 뒤에나 알려졌다는 점에서 극비사항을 공유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정황으로 풀이된다.

경향신문 취재와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명씨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했던 A씨와 2021년 12월쯤 윤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지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명씨가 A씨에게 “김 여사를 소개해주겠다”는 것이 방문 이유였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날 명씨가 먼저 가서 들어가 보니 ‘오늘은 인사시킬 상황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며 “그때 도이치모터스 서면조사 대책 회의를 한다고 변호사들과 교수가 온다고 해서 명씨가 (김 여사를) 못 만났다고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2021년 12월 1차 서면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우회 협찬’ 의혹을 수사 중인 상황이었다.

다만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서면조사를 받은 사실은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서면조사가 있은 지 1년이 지나도록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극비에 부쳐진 사안을 명씨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2023년 2월14일 박홍근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여사에 대한) 공범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넘도록 서면조사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면조사 사실은 2023년 2월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질의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소환조사는 한 바 없고 서면조사를 했다”고 밝혀 처음 공식석상에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선 3개월 전 (김 여사한테) 계속 참고인 조사에 나오라고 했는데 부르고 싶으면 피의자 입건해 소환장을 보내라고 했다. 피의자 입건 못할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검찰에서) 서면조사라도 해달라고 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서면조사는 대면조사와 달리 피조사자가 질문을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준비만 철저하다면 답변하기 쉬운 편이다. 당시 대선캠프 핵심관계자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사저나 코바나컨텐츠에서 소통하는 소위 ‘아크로비스타 멤버’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명씨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종료된 11월5일 이후로도 김 여사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명씨는 다수의 통화녹음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긴밀한 관계였고 이를 통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달 기자와 만나 “(대선) 경선 때는 여러 번 코바나컨텐츠에 갔다”며 “여론조사를 해서 전체 전략 전술을 세운 게 내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진인 강혜경씨는 지난 14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2021년 12월 방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2022년 2월초에서 3월 사이에는 김 여사와 명씨의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MBC라디오에서 “(명씨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 한 두세 분 정도는 서울로 데리고 와서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당시 후보 당선자를 보여준 적, 인사를 시킨 적도 있다”며 “그리고 이분들한테는 ‘공천받아줄 거다’라고 확답까지 했다더라”고 말했다.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대체 김건희 여사는 명태균 씨와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인가”라며 “검찰은 더 이상 변죽만 울리지 말고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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