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전영현 부회장 등 60명, 총 23만여주 사들이며 '책임경영'
임원들 나서도 주가 '4만전자' 추락…결국 10조원 자사주 매입계획 발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이라는 대대적인 주가 부양 카드를 꺼낸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 임원들도 자사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기에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 한종희 7.4억원, 전영현 6.9억원, 노태문 10.1억원 매수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서 등기임원인 사내외 이사와 미등기임원 등 임원 총 60명이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통틀어 총 23만2천386주, 금액으로 총 157억7천705만원어치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사업부 수장들이 앞장서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9월 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주를 주당 7만3천900원에 장내매수했다. 총 7억3천900만원 규모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한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1만5천주에서 2만5천주로 늘었다.
올해 새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맡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도 취임 후 자사주를 총 6억8천950만원어치 사들였다.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13일 주당 7만5천200원에 5천주를, 이어 9월 25일에 주당 6만2천700원에 5천주를 각각 장내에서 매수했다. 현재 전 부회장은 자사주를 총 1만7천주 보유했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10억1천500만원어치를 취득했다. 올해 매입 금액으로는 삼성전자 사장단 중 1위다.
그는 6월 3일 주당 7만3천500원에 5천주, 9월 9일 주당 6만9천500원에 5천주, 10월 11일 주당 6만원에 5천주를 각각 장내에서 사들였다.
현재 노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총 2만8천주다.
[그래픽] 삼성전자 주가 추이 |
◇ 자사주 매입, 과거에도 주가 부양 효과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11일 장중에 연고점인 8만8천800원을 찍은 이후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실적 부진 등에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 14일에는 4만9천900원으로 마감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6월 15일(종가 4만9천900원) 이후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밀려났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연고점 대비 4개월여 만에 44%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300조원이 무너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
통상 주가가 부진할 때 임원들이 자사주를 연이어 사들이면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보통주 기준 올해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평균 매수 단가는 주당 6만8천457원으로, 지난 15일 종가 5만3천500원보다 28%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주가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자 결국 삼성전자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향후 1년 이내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에도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린 사례가 있는 만큼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9조3천억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전날인 2017년 1월 23일 3만8천60원이던 주가는 같은 해 11월 1일 5만7천220원으로 50% 급등했다.
또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서 적극적으로 발맞추려는 취지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매입할 자사주 10조원어치 중 3조원은 3개월 내 장내에서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
나머지 자사주 7조원어치에 대해서는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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