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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트럼프 발(發)' 보호무역 부상기류 속에 다자간 교류를 기반으로 한 역내 경제발전 도모라는 비전을 공유하며 16일(현지시간) 막을 내렸습니다.
APEC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는 이날 페루 수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세션(리트리트)을 끝으로 전체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의장국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폐막 연설에서 "우리는 역내 경제성장과 회복력을 위한 공동의 약속으로 단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페루 대통령은 이어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페루 전통 양식으로 만든 '의사봉'을 전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향후 APEC 회원국은 지속 가능한 내일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며, 정상 간 만남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더욱 연결되고 혁신적이며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내년 회의는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열리는 첫 APEC 정상회의입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공식 경제·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리마 로드맵을 논의했습니다.
공식 경제는 합법적인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을 뜻하는 것으로, 이른바 '지하 경제'나 미신고 가사 노동 등을 통칭하는 비공식 경제의 반대 개념이라고 페루 정부는 소개했습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긴 '골든 게이트' 선언이 합의된 바 있습니다.
또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의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이시마(Ichma) 선언'도 내놨습니다.
이시마는 페루 과거 리마 수도권 지역에 자리 잡았던 문명입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 무역과 투자 촉진 등을 통해 새로운 국제무역 이슈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부연했습니다.
TV페루와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은 회의 기간 일부 정상이 자유무역 가치에 방점을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특정 국가나 지도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으나, 이는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력을 위한 노력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부상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자유무역 촉진을 위한 APEC 회원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은 보도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자금을 기반으로 건설된 창카이 항 준공(1단계) 축하 행사에 참석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다지기 위한 행보를 이어 갔습니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한 '선명한' 메시지보다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등을 통해 기존 파트너십 결속에 무게 중심을 두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습니다.
이제 국제사회의 관심은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옮겨갑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의장국 정상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 시 중국 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참석해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소환욱 기자 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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