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관세 폭탄 전망…대미 수출액 연간 152억 달러 감소 추산
3국으로의 수출 감소도…尹, 금융·통상·산업 분야 회의체 가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현지시간) 워싱턴 하얏트 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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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되면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 규모가 현재보다 13%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우리 정부는 현실화 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한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회의체의 즉시 가동에 나섰다.
16일 국회입법조사처는 '트럼프노믹스 2.0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향'이라는 주제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한국의 수출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시 한국 수출품에 대한 10% 이상의 관세 인상이 예상된다.
이로 인한 연간 대미 수출액은 152억 달러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호실적을 기록했던 2023년 대미 수출액이 1156억 달러였는데, 152억 달러는 전체 수출액의 13.1%를 차지하는 규모다.
단순히 미국과의 관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입법처는 제3국 시장에서의 한국 수출 감소도 우려했는데, 연간 최소 47억~63억 달러의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2기 미·중 갈등 격화로 중국의 성장둔화·내수 침체가 지속하면, 중국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3국에 초저가 덤핑 수출 공세를 할 우려가 있다.
특히 중국의 유통기업인 알리·테무가 직구 쇼핑몰의 전 세계 판매거점을 늘리며 초저가 공세가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3국이 관세를 부과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3국의 한국산 중간재에 대한 수입 역시 감소하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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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은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경기침체로 둔화한 상황 속 한국의 수출 경제를 떠받치는 위치로 성장했기에, 이번 트럼프 집권에 따른 수출 동력 저하는 더 우려스럽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1일 발표하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5월 대미 수출 규모는 533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중 수출(526억9000만 달러)보다 6억1000만 달러가 더 많은 규모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대미 수출은 1157억1000만 달러로, 대중 수출과 비교해 불과 91억 달러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2004년(69억1000만 달러) 이후 19년 만에 가장 좁혀진 것으로, 미국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한국의 수출 2위 국가로 복귀했다.
입법처는 '트럼프노믹스 2.0'을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개정된 한·미 FTA의 상호호혜적 성과에 대한 대미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45대 미 대통령에 당선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라 FTA 재협상을 한 바 있는데, 트럼프가 1기 행정부 때 성과로 한·미 FTA 개정을 내세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성과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18년 3월 양국은 개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는데, 핵심은 기존 화물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한 시한을 2021년에서 2041년으로 20년 더 연장하면서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 제작사별로 5만대까지 수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미 행정부는 성명을 내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자 무역 파트너라면서 트럼프 한미 FTA 개정안의 합의로 균형을 맞추고, 무역적자를 줄여나가며 국가 안보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입법처는 또 보편적 기본관세 외에 대규모 대미 흑자 품목에 대한 추가적 관세 부과에 대비한 사전 협상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흑자 규모가 큰 자동차, 컴퓨터 부분품 및 저장매체,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이 주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해 경제부처에 빈틈없는 선제 대비를 주문했다.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경제부총리를 컨트롤 타워로 하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새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직관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여러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정부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수장들은 대통령 지시 직후 연일 간담회를 여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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