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징역 1년, 징행유예 2년 형을 선고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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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1심 법원이 1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에서도 “예상 밖 중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은 물론이고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되고, 민주당이 대선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 원도 반환해야 해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재판부는 먼저 이 대표가 2021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에서 안 해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고 한 발언은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또 호주·뉴질랜드 출장 중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자였던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는지와 관련해 방송에서 “국민의힘에서 단체사진 중 일부를 떼어 내서 보여줬다. 조작한 것”이라고 말한 부분도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돼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이 대표 측은 백현동 관련 발언에는 고의성이 없었고, 김 전 처장 관련 발언은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선 당시 대장동, 백현동 개발 의혹은 국민적 관심사였고, 이 대표가 대선 후보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련된 중요 사항에 대해 허위 발언을 한 만큼 죄책이 무겁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경우 민의가 왜곡되고 선거 제도의 기능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과 상고심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한층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 사건 외에도 25일에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돼 있고,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판결이 나오기 전부터 정치권은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은 당내에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사법정의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이 대표 방어에 나섰고 이 대표 지지층은 100만 명 넘게 서명한 ‘이재명 무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유죄 선고를 촉구하는 주장을 쏟아냈고 재판을 생중계하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판결 뒤에도 “사법부를 이용한 야당 죽이기” “비겁한 거짓말에 사죄하라” 등 여야에서 격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가운데 처음으로 1심 판결이 나온 것인 만큼 과도한 해석과 반응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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