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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재명 "몰랐다" 무죄, "골프 안쳐·국토부가 협박" 유죄…무슨 차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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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故 김문기 관련 "골프발언만 유죄"

"공직선거법상 '행위'만 명시…엄격 판단해야"

"백현동 용도변경은 성남시가 검토…허위사실"

이 대표 "수긍 어려워" 항소 뜻 밝혀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말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받게 되면서 차기 대권 행보에 직·간접적 타격을 받게 됐다. 다만 이 대표 측이 선고 직후 항소를 예고한 만큼 형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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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故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온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 대표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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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문기 모른다’ 관련 골프 발언만 ‘유죄’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첫번째 1심 판결이다.

재판부는 “고(故) 김문기 관련 허위사실 공표에서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 치지 않았다는 부분은 증거에 의하면 유죄, 나머지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처장과 관련해 ‘성남 시장 재직 시절 알지 못했다’ ‘해외 출장 중 골프를 함께 치지 않았다’ ‘도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알게 됐다’는 등의 발언이 모두 허위사실 공표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가 김 처장과 업무적인 통화를 하거나 표창장을 수여하는 등 교유(交遊·서로 사귀어 놀거나 왕래한다는 의미) 행위가 있었음에도 그를 몰랐다고 하는 것이 교유행위 일체를 부인하는 허위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외출장 중 김문기와 함께 골프를 쳤고 따라서 이 사건의 골프 발언은 허위이며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문기의 지위와 업무수행의 내용 △해외출장에서 일행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은 김문기와 유동규 도시개발공사 사장 뿐이었고 공식일정에서 벗어나 피고인과 함께 골프를 친 사람도 김문기와 유동규뿐이므로, 함께 해외골프를 친 행위는 기억에 남을 만한 행위로 보이는 점 △김문기는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핵심 실무책임자였고, 경기도지사이던 피고인에게 재판과 관련된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특혜의혹에 대한 피고인의 대응에 관여하고 사망 전까지 관련 수사를 받은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골프 발언을 하기까지 기억을 환기할 기회나 시간은 충분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은 허위사실 공표가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며 “이런 판례의 법리에 비춰 본다면 하위직원이기 때문에 고(故) 김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은 일반 선거인 입장에서 믿기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나머지 발언 등은 무죄라고 판단했다.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대상에 ‘주관적인 인식’은 명시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즉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주관적인 인지영역에 해당된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진 셈이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열거된 공표 대상에 ‘행위’는 포함되는데, ‘어떤 사람을 모른다’는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며 “따라서 ‘어떤 사람을 모른다’는 발언을 위 조항에 규정된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즉, 구체적 교유행위를 부인하는 표명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몰랐다’는 발언이 나머지 추가로 언급되지 않은 구체적인 교유행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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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故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 대표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진=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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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국토부 협박’ 발언도 허위…“성남시 자체 판단”

법원은 백현동 부지 특혜 의혹에 국토부의 압박이 있었단 이 대표의 발언도 허위로 바라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백현동 부지 용도지역 변경은 이 사건 의무조항에 근거한 국토부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검토해 변경한 것”이라고 명확히했다.

이어 “ 국토부는 2014년 12월 9일자 공문에서 국토부의 협조요청이 의무조항에 따른 것이 아님을 명백히 하면서 구체적인 용도지역을 특정하지 않은 채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하다고만 회신했다”며 “법정에서 증언한 성남시 공무원 모두 그런 말을 못 들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나 성남시 담당 공무원들이 국토부 공무원들로부터 이 사건 의무조항에 근거해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당했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의 주장은) 허위사실로 판단된다 ”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의 크게 두 가지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봤다. 2021년 12월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 (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한 발언과 그 해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했고,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발언한 부분이다.

한편 1심형(징역형 집행유예)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돼 의원직을 잃게 되고, 이에 2027년 대통령선거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선고 직후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기본적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그런 결론”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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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故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보수, 진보단체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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