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미중 등 정상회담 일정 줄줄이…아마존 밀림 방문도
NYT "바이든의 '스완송' 순방…지나간 시대에 대한 애가될 것"
페루 리마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잇따라 찾는다.
대규모 정상 간 외교행사인 APEC과 G20 정상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해 동맹의 가치를 역설하고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필요성을 촉구한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이지만 각국 정상의 관심은 온통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향후 구상에 쏠려 있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을 태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14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 도착했다.
1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미일 정상회담이, 1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 밖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APEC에 이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국 정상들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의 취임식까지 임기를 두 달여 남겨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한자리에 집결한 주요국 정상을 만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마존 밀림 방문 일정도 있다. 미국 현직 대통령 가운데 아마존 밀림을 찾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일련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의 가치와 기후변화 대응 공조,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 등 임기 4년간의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각국 정상의 관심은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대외전략과 그로 인한 국제정세의 격변에 쏠린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13일 백악관에 초청해 2시간 동안 만났고 정권 인수 작업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각국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구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부분의 대내외 정책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조기 종전을 공언해왔고 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는 탈퇴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맹국에 대해서는 거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13일 백악관에서 만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왼쪽) |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의 스완송 : 트럼프의 승리에 가려진 순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순방은 바이든의 외교적 유산에 대한 재확인이 아니라 지나간 시대에 대한 일종의 애가(哀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완송'(swan song)은 고별 무대를 뜻한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NYT에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의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 사람들을 안심시킬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이번 순방은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아주 다른 구상 사이에 놓인 다리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주재 미국 총영사를 지낸 리카도 주니가는 "레임덕은 레임덕이고 각국 정상들은 그걸 안다"고 잘라 말했다.
참모진도 바이든 대통령에 트럼프 당선인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경우에 따라 '나는 차기 행정부를 대변하지 않고 내가 믿는 것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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